직장에서의 한국인과 유럽인의 문화적 차이 ①
매일 계속되는 야근, 어쩌면 당연히 여겨지는 직장에서의 일상...
한 주 동의 자신의 업무를 구체적으로 기재하여 누군가에게 보고하여야 하는 절차, 자신이 한 주동안 놀지 않고 열심히 일했음을 증명하여야 하는, 직장생활이래 거의 한 주도 쉬지 않고 계속해 온 보고절차...
이 두 가지 아이템에 대한 직장생활을 하는 유럽인과 한국 직장인의 시각은 서로의 생김새만큼이나 너무나도 다르다.
1. 야근에 대한 한국 직장인의 생각
- 야근이 없는 날엔 집에서 왜 일찍 왔는지, 회사에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한다.
- 상사가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일이 없다고 자리에서 먼저 일어나는 것은 왠지 결례인 것 같다.
- 야근을 안 하면 동료들에게 내가 그다지 일이 많지 않음을 드러내는 일이 될 수도 있다.
- 정말 야근을 안 하고선 제때에 보고서를 완성할 수 없다.
- 우리 팀은 너무 일이 많아 매일 야근을 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 집에 가면 할 일도 없고 마누라 바가지 긁는 소리도 듣기 싫으니 그냥 인터넷이라도 보며 시간을 보내자.
2. 잔업(야근이 아님, 3시 반 넘으면 잔업시간이 시작됨)에 대한 유럽 직장인의 생각
- 일 년에 몇 번 피치 못하게 할 수 있을 수 있는 일
- 가족에게 미리 알리고, 앙해를 구해야 하는 일
- 최소 하루 전에 계획이 잡혀 있지 않으면 하기 힘든 일
- 잔업을 많이 하는 사람은 업무를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거나 정규 근무시간에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
- 잔업을 하는 것 자체가 회사에 피해를 주는 일이다.(잔업비를 회사에서 받아가야 하므로..)
- 잔업이 많다는 것은 업무분장이 잘못되었거나 즉시 충원이 이루어져야 하는 경우이다.
- 내가 갑자기 정시에 퇴근하지 못하면 아이들 픽업 등 가정 생할의 스케줄이 꼬일 수 있다.
- 예고 없는 잔업을 시키는 상사는 비정상적 반사회적인 인간이다.
(다음날이면 타 부서까지 이상한 사람으로 소문이 쫙 퍼져있다.)
- 잔업은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판단하에 어쩌다 하게 되는 일
3. 주간업무보고에 대한 한국 직장인의 생각
- 매주 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 이 방법 말고 내가 했던 업무 내용을 문서로 어떻게 보고할 것인가?
- 이걸 잘 써야 내가 일한 것을 어필할 수 있다.
- 주간보고를 시켜야 무슨 일이 진행되는지 파악이 된다.
- 어차피 동일 업무의 반복이지만 그래도 쓸 수밖에 없지 않나?
- 일일 업무보고를 안 하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4. 주간업무보고에 대한 평범한 유럽 직장인의 생각
- 상사는 내가 일을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여 철저하게 관리하려고 이 보고를 시키는 것일까?
- 왜 나를 이렇게 주간 단위로 관리 하지? 내가 업무 무능력자인가?
(이런 주간 단위 보고는 업무 무능력자를 대상으로 관리 차원에서 하는 것인데...)
- 이미 내가 하는 일이 뭔지 알 텐데 뭘 더 알고 싶은 거지?
- 항상 하는 일을 왜 이렇게 보고서에다 담지?
- 업무분장을 보면 내가 하는 일이 뻔히 나오는데 뭘 더 자세하게 알고 싶을까?
- 이미 중요 건에 대한 보고는 다 했는데 이 작은 칸에다 뭘 어떻게 요약해 담지?
유럽인과 한국인은 직장에서의 시간에 대한 개념이 다를 수 있다. 한국인에겐 담배를 피우거나 커피를 마시며 사내에 돌아가는 정보의 흐름이나 가십거리를 아는 것이 근무시간내에 나의 본 업무를 마무리하는 것보다 더 중요할 수 있으며, 내 업무는 나중에 야근하며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유럽인은 내 업무를 근무시간에 끝내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커피나 담배를 피우며 다른 이야기를 할 시간이 없다. 내 일은 근무 시간 내에 끝내야만 정직한 올바른 직장인이며, 회사에 피해를 주지 않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내 일을 근무시간 내에 마무리할 수 있으며, 동료와 어느 정도 수다를 떨 수 있는 기본적인 시간이 주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사무직 직장인이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회사에서의 노동시간인 것이다.
또한, 정기적인 업무에 대한 개별 보고는 유럽인의 입장에서 보면 다소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느낄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유럽 회사에선 개개인이 작성하는 일간 또는 주간단위의 업무보고가 없으며, 사안별 보고가 이루어지고 수시 중요 건에 대한 구두보고나 회의가 있을 수 있다. 주 단위 보고는 개인의 업무를 보다 철저히 관리하기 위한 벌을 주는 차원(반성문처럼) 또는 감시 차원에서의 행위이다.
만일 유럽인에게 개인의 업무보고가 주 단위로 꼭 필요하다면 페이퍼 보고문화에 대한 문화적 차이에 대한 설명이 꼭 선행되어야 할 것이고, 당신이 업무 무능력자여서 주 단위 관리하는 것이 아님을 밝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