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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비된 여행 Sep 06. 2016

야근과 주간업무보고

직장에서의 한국인과 유럽인의 문화적 차이 ①

매일 계속되는 야근, 어쩌면 당연히 여겨지는 직장에서의 일상...

한 주 동의 자신의 업무를 구체적으로 기재하여 누군가에게 보고하여야 하는 절차, 자신이 한 주동안 놀지 않고 열심히 일했음을 증명하여야 하는, 직장생활이래 거의 한 주도 쉬지 않고 계속해 온 보고절차...


이 두 가지 아이템에 대한 직장생활을 하는 유럽인과 한국 직장인의 시각은 서로의 생김새만큼이나 너무나도 다르다.


1. 야근에 대한 한국 직장인의 생각

    - 야근이 없는 날엔 집에서 왜 일찍 왔는지, 회사에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한다.

    - 상사가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일이 없다고 자리에서 먼저 일어나는 것은 왠지 결례인 것 같다.

    - 야근을 안 하면 동료들에게 내가 그다지 일이 많지 않음을 드러내는 일이 될 수도 있다.

    - 정말 야근을 안 하고선 제때에 보고서를 완성할 수 없다.

    - 우리 팀은 너무 일이 많아 매일 야근을 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 집에 가면 할 일도 없고 마누라 바가지 긁는 소리도 듣기 싫으니 그냥 인터넷이라도 보며 시간을 보내자.


2. 잔업(야근이 아님, 3시 반 넘으면 잔업시간이 시작됨)에 대한 유럽 직장인의 생각

     - 일 년에 몇 번 피치 하게 할 수 있을 수 있는 일

     - 가족에게 미리 알리고, 앙해를 구해야 하는 일

     - 최소 하루 전에 계획이 잡혀 있지 않으면  힘든 일

     - 잔업을 많이 하는 사람은 업무를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거나 정규 근무시간에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

     - 잔업을 하는 것 자체가 회사에 피해를 주는 일이다.(잔업비를 회사에서 받아가야 하므로..)

     - 잔업이 많다는 것은 업무분장이 잘못되었거나 즉시 충원이 이루어져야 하는 경우이다.

     - 내가 갑자기 정시에 퇴근하지 못하면 아이들 픽업 등 가정 생할의 스케줄이 꼬일 수 있다.

     - 예고 없는 잔업을 시키는 상사는 비정상적 반사회적인 인간이다.

       (다음날이면 타 부서까지 이상한 사람으로 소문이 쫙 퍼져있다.)

     - 잔업은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판단하에 어쩌다 하게 되는 일




3. 주간업무보고에 대한 한국 직장인의 생각

    - 매주 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 이 방법 말고 내가 했던 업무 내용을 문서로 어떻게 보고할 것인가?

    - 이걸 잘 써야 내가 일한 것을 어필할 수 있다.

    - 주간보고를 시켜야 무슨 일이 진행되는지 파악이 된다.

    - 어차피 동일 업무의 반복이지만 그래도 쓸 수밖에 없지 않나?

    - 일일 업무보고를 안 하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4. 주간업무보고에 대한 평범한 유럽 직장인의 생각

   - 상사는 내가 일을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여 철저하게 관리하려고 이 보고를 시키는 것일까?

   - 왜 나를 이렇게 주간 단위로 관리 지? 내가 업무 무능력자인가?

      (이런 주간 단위 보고는 업무 무능력자를 대상으로 관리 차원에서 하는 것인데...)

   - 이미 내가 하는 일이 뭔지 알 텐데 뭘 더 알고 싶은 거지?

   - 항상 하는 일을 왜 이렇게 보고서에다 담지?

    - 업무분장을 보면 내가 하는 일이 뻔히 나오는데 뭘 더 자세하게 알고 싶을까?

    - 이미 중요 건에 대한 보고는 다 했는데 이 작은 칸에다 뭘 어떻게 요약해 담지?

     

 


유럽인과 한국인은 직장에서의 시간에 대한 개념이 다를 수 있다. 한국인에겐 담배를 피우거나 커피를 마시며 사내에 돌아가는 정보의 흐름이나 가십거리를 아는 것이 근무시간내에 나의 본 업무를 마무리하는 것보다 더 중요할 수 있으며, 내 업무는 나중에 야근하며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유럽인은 내 업무를 근무시간에 끝내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커피나 담배를 피우며 다른 이야기를 할 시간이 없다. 내 일은 근무 간 내에 끝내야만 정직한 올바른 직장인이며, 회사에 피해를 주지 않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내 일을 근무시간 내에 마무리할 수 있으며, 동료와 어느 정도 수다를 떨 수 있는 기본적인 시간이 주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사무직 직장인이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회사에서의 노동시간인 것이다.


또한, 정기적인 업무에 대한 개별 보고는 유럽인의 입장에서 보면 다소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느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유럽 회사에선 개개인이 작성하는 일간 또는 주간단위의 업무보고가 없으며, 사안별 보고가 이루어지고 수시 중요 건에 대한 구두보고나 회의가 있을 수 있다. 주 단위 보고는 개인의 업무를 보다 철저히 관리하기 위한 벌을 주는 차원(반성문처럼) 또는 감시 차원에서의 행위이다.

만일 유럽인에게 개인의 업무보고가 주 단위로 꼭 필요하다면 페이퍼 보고문화에 대한 문화적 차이에 대한 설명이 꼭 선행되어야 할 것이고, 당신이 업무 무능력자여서 주 단위 관리하는 것이 아님을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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