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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비된 여행 Sep 13. 2016

돈보다는 가족과 친구가 우선!

직장에서의 한국인과 유럽인의 문화적 차이 ⑩

"우리 회사 입사를 원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 가족과 함께 살기 위해서입니다."라든지

"고향에 돌아와 정착하고 싶습니다."

 

경력사원 입사 면접에서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답변이다.

직원을 채용하면서 자주 겪는 사실은, 많은 경력사원들이 회사를 선택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신의 고향에 돌아와서 일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든다는 것이었다.



"프라하(혹은 브라티슬라바) 지역 임금이 훨씬 높은데 왜 거기로 옮길 생각을 안 하나요?"

"그곳엔 가족과 친구가 없잖아요. 당연히 고향을 떠나고 싶지 않아요."

"당신은 어떻게 친구와 가족도 없는 외국에 까지 와서 살 결심을 하게 된 건가요? 나 같으면 상상도 못 할 일인데!"


많은 사람들에게 일자리가 많고 월급 수준이 높은 지역으로 옮길 의사가 있는지를 물어봤을 때 듣게 되는 한결같은 대답이다.



내가 체코와 슬로바키아 거주하면서 가장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이 사람들의 특성은 자신의 지역을 떠나는 것을 상당히 싫어한다는 것이었다.

낯선 곳을 여행하는 것은 좋아하지만, 그곳에 사는 것은 거부한다. 설사, 다른 나라가 아니라더라도 자기나라 안에서 조차 고향을 떠나는 것을 싫어한다.


나는 이러한 성향이 그들의 지역적 배타주의를 상당히 심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심지어는 체코 내 지역 간의 갈등이 한국의 지역감정보다 더 심하다고 느낀 적이 많다.

체코에선 프라하 지역과 내가 살던 동부(모라비아-실레시아)지역의 감정이 골이 상당히 깊다.

언어적으로 차이도 있다.(프라하 지역은 말이 좀 느린 편이지만, 동쪽으로 갈수록 말하는 속도가 상당히 빨라진다.)

이 작은 나라 체코가 이렇게 지역감정이 심하다는 것이 처음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었다.

정치, 경제, 문화 프라하지역 편중되어  있는 것도 문제이고, 위에서 언급한 인력이동처럼 지역 간의 교류가 없는 것도 이런 지역주의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아닐까 싶다.  

슬로바키아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다. 체코보단 덜하지만 지역주의는 상당히 깊게 뿌리내리고 있다.

보통 수도 지역과 경제적으로 못 사는 지역 간의 불균형과 감정의 골이 더욱 심한 편이다.


한국에선 자신이 사는 지역에 일자리가 많지 않다거나, 급여 수준이 낮으면 일자리나 돈을 찾아 떠나는 것이 일반적 현상이다. 그래서 타 지역 대비 수도권 지역에 인구가 과밀된 것일 것이다.

하지만, 내가 경험한 대다수의 체코와 슬로바키아 현지인들은 경제적 이유로 사는 곳을 옮길 의사가 전혀 없어 보였다.


지역 간 급여 격차가 상당한 것을 감안할 때,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대목이다.

물론 지역에 따라 물가 수준이나 임차료 차이가 있지만, 내가 느낀 차이는 우리나라보단(수도권과 지방 비교) 덜하다.   


'14년 슬로바키아 제조업 기준 월평균 급여(슬로박 통계청 발표 자료 기준)를 살펴보면

브라티슬라바(수도) 지역은 EUR 1,429,   

한국 회사가 많은 질리나 지역 EUR 966,

가장 임금이 낮은 프레쇼브 지역 EUR 757이다.

가장 낮은 지역의 급여가 수도권 지역 동일업종 대비 53%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이러한 경제적 기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사는 지역을 떠나지 않고, 자신이 사는 지역을 사랑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대화 중에 가장 많이 느끼는 것이 그들의 강한 애향심에 대한 것이다.

자신의 지역 어떤 곳을 꼭 방문해보라고 추천한다거나 자랑하고 싶어 안달이다.


체코와  슬로바키아인은 경제적인 이유로는 쉽사리 자신의 삶의 터전을 바꾸지 않는다. 그들이 나고 자란 곳. 가족과 친구가 있는 곳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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