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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비된 여행 Sep 22. 2016

 先관계 형성, 後 계약?

직장에서의 한국인과 유럽인의 문화적 차이 (18)

"이 계약 건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 조건으론 여기서 바로 사인하기가 힘듭니다.

  돌아가서 좀 더 살펴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지난 수주일 간 충분히 이야기하지 않았었나요?"

"그동안 구체적인 계약사항은 언급이 안되었던 것 같은데요."


위 사례는 독일회사와 바로 계약서 사인을 하려고 기대하고 있던 한국인 관리자가 겪었던 난감한 상황이다.

통상 비즈니스에선 계약이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유럽인(특히 서유럽)들은 계약서에 민감하며 검토에 많은 시간을 쓴다. 본격적으로 계약을 마무리하는 과정이 비즈니스의 중요한 부분인 것이다.

이에 비해 한국, 중국 등 아시아권 문화에서는 계약서를 펼치는 데까지 가는데 더 많은 시간을 소모한다. 계약에 대한 세부 내용을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기 전에 상대방과의 신뢰 구축 등 관계 형성 과정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상대방과 관계가 형성되기 전까진 계약내용을 세부적으로 이야기하기를 꺼려하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관계 형성 후엔 모든 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확률이 높다.

한국문화에서는 비즈니스를 함에 있어 상대방과의 관계 형성은 사실 비즈니스 성립의 중요 과정이며, 이 과정만 잘 형성되면 실제 계약까지 가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

실제 계약서 사인을 하는 상황에 가서는 별로 시간을 끌지 않고 바로 계약을 하는 것이다.

 

 반면, 유럽문화권에서는 관계보다 계약서의 내용이 좀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위 사례처럼 한국인은 충분히 관계를 형성했다고 생각하고 계약서를 들이밀어 보지만, 유럽인에겐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비즈니스의 수행 과정이 시작된 셈이다. 이 독일회사는 이 계약서를 가지고 상당 시간 검토를 거치며 자신들의 수정안을 제시했다.      

한국 회사가 계약서를 본격적으로 들이밀기 위해, 그간 관계 형성을 위해 노력했던 시간은 계약서 내용에 비하면 그다지 큰 중요성을 가지지 못한 것이다.

사실 시간을 절약하고자 했다면 좀 더 많은 시간을 계약서의 세부내용을 상호 협의하는 데 쓰는 편이 빠르다.

아무리 유럽인에게 좋은 접대를 한다고 해도, 계약서의 내용이 그들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헛수고가 될 확률이 높다.

일반적으로 유럽인은 관계 의존적이 아닌, 계약 중심적인 비즈니스를 한다.

상대방이 유럽 회사일 경우, 이러한 문화적 차이를 알고 사업에 접근해야만 시간을 절약하고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

물론 유럽에서라도 아무런 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사람과 비즈니스를 하는 것보단, 일정 부분 관계를 가지고 시작하면 협상이 수월할 수는 있다. 하지만 누군가의 소개를 받았다거나, 어떠한 관계 때문에 쉽사리 비즈니스가 진행될 것이란 생각은 금물이다.


유럽인과의 비즈니스에서는 한국적 문화에서 보단 관계를 형성하는 데 드는 시간과 노력을 줄이고, 대신 내용에 좀 더 충실하도록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협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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