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하는 준비된 여행
많은 사람들이 여행하는 것을 좋아한다.
나 또한 여행을 사랑하고, 즐긴다.
여행을 하는 목적 또한 사람마다 다르다.
그리고,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도 물론 그럴 것이다.
준비하는 과정이 설레고 행복한 시간일 수도 있고,
짐을 챙기는 부담으로 지겨운 과정이 될 수도 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여행 가서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게 좋다는 것보단, 여행을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에 대한 이야기다.
또한 지극히 개인적으로 우리 가족이 어떻게 여행을 준비하고 즐기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어떻게 보면 시간이 많은 한가로운 사람이나 가능한 일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차라리 여행지에 대해 잘 모르고 가는 편이 스릴 있고, 여행의 목적에 맞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어린아이 둘을 동반한 가족여행이어야 하고, 선천적으로 육체적 고됨을 싫어하는 게으른 성격 탓에 이런 라이프스타일에 맞춰진 여행을 한다.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여행 준비 과정
1. 여행지를 최소 7~8개월 정도 전에 선정한다.
(물론 같이 갈 가족과의 동의 절차는 필수, 때로는 아이들 의견도 들어 봄)
2. 정해진 여행지에 대한 역사와 문화에 관한 책을 천천히 음미하여 읽는다.
(이 절차는 강박관념에 의해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니고, 3개월 정도 긴 호흡을 가지고 즐겁게 읽어야 함. 아무래도 가볼 곳이라고 생각하면 좀 더 흥미롭게 느껴진다.)
3. 여행지에 대한 동영상 자료가 있다면 주말 저녁에 가족(아이들 포함)과 함께 시청한다. 그러면서 가족들이 가고 싶어 하는 곳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다. (여러모로 사진보단 동영상이 효과적이다.)
4. 이제 본격적으로 여행 책자를 구해 계획을 짜야한다. 먼저 책에서 추천하는 여행지 위주로 살펴보고, 동영상을 보며 이야기 한 곳, 이미 확보한 역사 문화적인 지식을 통해 의미가 있는 곳을 선정한다.
5. 가족과 동의 절차를 거쳐 가야 할 도시를 정한다. 이때 우리 가족은 꼭 아이들을 위한 일정을 하루 이상 넣는다. (아이들을 위한 일정은 주로 여행 뒤쪽에 넣어야 효과적이다.) 예를 들면, 물놀이할 수 있는 바닷가, 각종 랜드와 같은 대형 놀이 시설, 아이들이 가고 싶다고 한 곳 등이다.
6. 이제 루트를 짜야하는데 보통은 렌터카를 빌려 여행을 하므로 착륙 또는 이륙시간(비행기를 타야 한다면)과 차량 렌트 시작 시점부터 반납 때까지 일별, 시간대 별로 계획을 짠다. 회사에서 시간대별 구체적인 출장 계획을 세우는 과정과도 유사하다.
7. 가기로 한 도시의 상세 지도(지역마다 여러 장일 수 있음)를 스캔 또는 출력하여 호텔과 갈 곳을 미리 표시 한다.
8. 렌터카, 항공, 호텔 예약 과정은 필수이다.(항공사가 얼리버드 요금제가 있다면 미리 예약하는 것도 방법)
여행 일정 짤 때 나만의 방법은
시간을 가급적 여유롭게 짜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항상 아이들은 지루해하고, 놀이터를 만나면 꼭 가야 하고,장난감 가게는 꼭 들르고 싶어 한다. 이러한 시간이 가능하도록 여유로운 시간 배정은 필수이다.
우리 가족은 소도시는 하루정도, 대도시는 최소 2~3일 머무른다.
그리고 대도시에선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꼭 가는 편이다. 교육적 측면도 있거니와 책에 나오지 않은 새로운 공부와 경험을 많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아이들이 지루해하는 곳이 될 수 있다. 내 아내는 항상 아이들에게 퀴즈를 내주고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답을 찾게 한다. 주로 미술관에서 나눠주는 안내책자나 브로셔에 나온 작품 등을 찾게 하거나 한 작품 안에서 어떤 사물이나 의미 있는 모양 등을 찾게 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찾으면 그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해준다. 덜 지루하게 하는 방법이면서도 은연중에 작품들을 세밀히 들여다보게 되고, 자신만의 작품에 대한 느낌을 이야기하게 되기도 한다. 요즘 미술관엔 아이들이 좋아할 인터랙티브 기기들이 잘 구비되어 있다.
나의 경우엔 아내가 미대 출신이라, 미적 지식과 화가의 삶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작품들을 감상하게 되는데 그냥 작품 이름과 그림만 볼 때와는 다르게 작가의 감성을 느끼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시간적으로 여유만 있으면 미술관에 구비된 작품 해설 오디오 가이드를 사용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영어를 잘 이해할 수 있다면...(오디오 가이드 해설은 전문적 지식이므로 보통 일상회화보단 다소 어렵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현지 관광상품을 적극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호텔이나 인포에 가면 (시간이 맞는단 전제하에) 자신에 맞는 현지 관광상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우리 가족은 대도시에선 비싼 주차료나 주차의 불편함 등으로 주로 홉 온 앤 오프(이층 버스)를 이용하는데 통상 이틀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을 살 수 있고, 아이들은 할인이 된다. 또는 현지에서 외곽지역을 여행해야 할 때는 (만일 차량 렌트를 안 한 상태라면) 단체 영어 가이드 상품을 고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된다.
내 경험상 여행이 일주일 이상이어서 여러 도시를 여행해야 하는 상황이면 차를 렌트하여 이용하는 것이 관광상품을 구매하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다.
또한 요즘엔 대도시마다 있는 무료 영어 가이드 투어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먹는 것과 쇼핑이다.
여행 가기 전 그 나라의 음식 및 식당 정보와 특산품 정보를 알고 가는 것은 필수.
이러한 정보는 가이드 책자나 블로그에 넘쳐난다. 최신의 정보는 역시 블로그를 통해 얻는 것이 효과적이다.
여행지에서 평소에 가지고 싶었던 브랜드 물건이나 특산품을 사 오는 것은 특별한 즐거움이다. 현지에선 가격도 훨씬 저렴할뿐더러 다양한 물건들을 고를 기회를 제공한다.
시내 관광지 보단 대도시 근처에 있는 팩토리 아울렛을 이용하면 훨씬 싸고 다양한 제품을 구할 수 있다.
팩토리 아울렛이 없다면 관광지 보단 도시 외곽의 큰 쇼핑센터가 더 싸다.
특산품의 경우 공항 면세점에서도 거의 판매하고 있으므로 시간이 없는 경우 귀국길 면세점에서 구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공항 면세점에 해당 상품의 직영점이 있는 경우엔, 관광지보다 가격이 싼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