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하지 않는다_한강

작별하지 않는 작별법.

by LWB


'작별하지 않는다'는 부재의 자리를 지우지 않으려는 이들의 이야기다.
떠나간 이의 이름을 마음 깊은 곳에 붙들고, 잊히지 않는 아픔을 기억이라는 방식으로 간직한 사람들.

그들이 택한 건 완전한 이별이 아니었다.
그것은 끝끝내 남아 있는 존재로서의 기억, 그리고 말 없는 애도였다.

그래서 그들의 삶은, 이별이 아니라 기억으로 계속 살아내는 방식의 작별이었다.




전쟁과 폭력이 지나간 자리에, 말해지지 못한 기억들과 상실이 남는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 사건을 배경으로, 그 비극을 직접 겪었거나, 그 후손으로서 간직하게 된 이들이 어떻게 기억하고, 증언하고, 애도하는가를 묻는 이야기다.

소설은 ‘나’의 친구 인선이 쓰러졌다는 소식으로 시작된다. 인선의 앵무새를 돌보러 제주에 간 경하는, 그곳에서 인선이 남기려 했던 목소리와 사라진 사람들의 흔적, 그리고 인선의 어머니와 실종된 외삼촌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외삼촌은 4·3 당시 끌려간 뒤 끝내 돌아오지 않았고, 어머니는 생의 거의 전부를 그의 행방을 쫓으며 살아왔다. 이름조차 기록되지 않은 죽음들과 작별하지 못한 채. ‘나’는 인선이 남긴 기록을 따라가며 인선의 어머니, 그리고 그 시대를 몸으로 견뎌낸 이들의 기억과 마주하게 된다.

이것은 단순한 과거 회상이 아니다. 역사 앞에서 침묵을 강요당했던 사람들의 목소리를 복원하고, 잊히지 않으려는 의지를 문장으로 새기는 기록이다.



경하


이 소설의 주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인물로, 제주도에서 인선의 앵무새를 돌보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화자는 인선의 친구로서 사건을 들여다보고, 인선이 남긴 기록을 따라가며 그 아픔과 기억을 마주하게 된다.

화자는 기억과 증언의 중요성을 상징한다. 직접 사건을 겪지 않았지만, 그 상처와 고통을 이어받아 기록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화자는 역사적 고통의 전달자이자, 그 사건에 대해 침묵을 강요받은 이들의 목소리를 복원하려는 인물로, 그로 인해 기억을 이어가는 존재가 된다.

기억의 전달자로서, 역사와 상처를 간직한 이들의 목소리를 이어가며,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 그녀는 4.3 사건의 후손이 아니지만, 사건을 잊지 않으려는 의지로 사건의 기억을 세상에 전달하는 매개체다.


인선


화자의 친구이자 이 소설의 중요한 인물이다.

인선은 4.3 사건을 직접 겪은 인물이 아니며, 뒤늦게 그 사건을 알게 되고 그 기억을 앵무새와 함께 간직한다. 인선은 잃어버린 역사와 상실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그녀는 사건을 직접 겪지 않았지만, 그 상실을 계속해서 기억으로 간직하려는 존재로, 상실된 존재들을 기억의 매개체로 삼고 있다. 기억의 재발견자로서 역사적 상처와 그리움을 이어받았다. 그녀는 사건을 알게 된 후, 그것이 자신의 삶과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고 그 기억을 이어가는 역할을 맡는다. 인선의 여정은 과거의 상처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후세에 전하려는 의지를 나타내며, 그녀는 단순한 상실의 인물이 아니라, 그것을 이어가려는 기억의 수호자다.


정심


인선의 어머니로, 4.3 사건 당시 실종된 외삼촌을 찾아 헤매는 인물이다.

그녀는 그리움과 상실의 고통을 오래도록 품고 살아간다. 상실과 애도의 인물이다.

그녀의 여정은 잃어버린 가족을 찾는 강박적인 추적을 통해, 상실의 깊이와 그리움의 무한한 반복을 나타낸다. 정심은 불가능한 것을 추구하는 인간의 갈망을 상징하며, 결국 그 갈망이 결코 해결되지 않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인물이다. 잃어버린 오빠를 추적하는 가족의 사랑과, 그로 인한 애도의 끝없는 반복을 상징한다.

그녀는 사라진 사람을 찾기 위한 길을 계속 가지만, 그 길은 결코 끝나지 않으며, 이는 결국 상실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정심의 오빠


4.3 사건 당시 군에 끌려가 실종된 인물이다.

그의 실종은 정심의 고통과 애도의 깊이를 더욱 강조하는 인물로, 사건 후에도 그를 찾으려는 여정이 계속된다. 사라진 존재와 그로 인한 상실의 반복을 상징한다. 그의 실종은 가족의 붕괴와 역사적 상처를 나타내며, 그로 인한 고통이 어떻게 세대 간에 전해지는지를 보여준다.

불가해한 상실을 나타내며, 그로 인해 겪는 고통은 불완전한 기억과 부재의 증상으로 남아 있다. 그는 세대를 이어가며 남겨지는 상처의 상징으로, 상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살아가는지를 묻는 존재다.


인선의 아버지


4.3 사건 당시 숨어 있었고, 그 사건으로 인해 그의 가족들은 총살당한 비극을 겪은 인물이다.

그는 사건 후, 정심과 마찬가지로 상실과 고통을 안고 살아간다. 생존과 상실의 상징이다.

그의 생존은 폭력과 전쟁의 잔혹함을 목격한 후에도 살아남은 존재로, 기억의 고통과 과거의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간다.

살아남은 자의 고통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는 전쟁과 폭력의 상처를 간직하며, 그 상처가 어떻게 세대를 넘어 계속 살아간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생존은 그가 살아남았으나 여전히 그리움과 고통 속에 살아간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앵무새.


말을 흉내 내고 반복하는 동물, 제주 4.3 사건 이후 살아남은 사람들이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반복적으로 떠올리며 살아가는 고통을 표현했다.

사람이 말하지 못하는 것을 대신 말해주는 존재로서, 살아남은 자 혹은 외부의 시선이 대신 증언하려는 시도도 엿보인다. 말하지 못한 고통을 대신 반복하고, 증언하는 앵무새는 죽음에서 돌아와 '작별하지 않는다'를 직접적으로 보여줬다. 끝났다고 믿었던 고통, 말하지 못했던 진실, 다 지웠다고 생각한 기억이 어느 날 문득 살아 움직이는 것과 같이.


눈.


더러움을 덮고, 세상을 하얗게 만든다.

덮인 진실, 그리고 그 안에는 숨기고 싶은 진실이 묻혀있다. 고통스러운 과거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사라진 건 아니다. 녹는 순간, 그 아래 있던 것들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건 봄이 다가와서라고 믿는다.


눈을 뚫고 향하는 여정.


단순한 움직임이 아니라, 잊힌 기억을 향해, 또는 고통의 뿌리를 행해 나아가는 행위. 과거의 진실과 마주하려는 의지이자, 기억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여준다.


돌이 된 여자 이야기.


'돌이 되는 길'을 선택한 사람.

현실에서 멀어졌을지라도, 끝까지 잊지 않으려는 사람,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묻는 것 같다.

고통스러운 역사를 잊고 앞으로만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돌이 되더라도 기억할 것인가.


인선이 비례를 키운 이유.


인선이 비례의 등신상을 키운 것은 ‘사라진 존재의 부재를 현존으로 전환’하고, ‘기억의 무게를 시각화’하며, ‘사회적 증언’과 ‘영구적 애도’의 장치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행위는 개인적인 슬픔을 사회적·물리적 영역으로 확대하며, 과거의 상처를 잊지 않으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한강이 제주 4.3 사건을 배경으로 쓴 작품으로, 기억과 상실, 그리고 애도의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풀어낸다.

이 소설은 단순한 역사적 사건을 다루는 것을 넘어서, 개인과 집단의 상처가 어떻게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지를 탐구한다. 작품의 중심에는 기억을 이어가려는 갈망이 존재한다. 화자는 사건을 겪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상처를 기억으로 이어가는 역할을 맡고, 인선은 사라진 이들의 흔적을 되새기며, 기억의 전파자로서 살아간다. 이처럼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단순히 과거를 회상하는 것이 아니라, 상실을 간직한 채 계속 살아내는 방식으로 작별을 고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들의 삶은 끝없는 반복적인 애도의 과정이자, 기억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방식이다.

소설은 이념과 폭력이 개인의 삶에 미친 영향을 단순히 역사적 사실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겪은 심리적 고통과 그리움을 깊이 있게 다룬다. 4.3 사건이라는 비극적 현실을 중심에 두고, 그 상처가 어떻게 기억으로 보존되며 살아가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상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살아갈 것인가?


이별은 정말로 끝나는 것인가?


작품에서 등장하는 앵무새와 같은 상징적 요소들은 단순히 기억의 반복을 넘어, 사라진 존재의 부재를 지키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앵무새는 사라진 이들의 목소리를 계속해서 되뇌며, 그들의 존재를 지키려는 상징적 역할을 한다. 이러한 상징은 부재와 기억이 어떻게 삶에 남아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장치다.

기억과 역사, 그리고 상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에 애도하며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깊은 물음을 던지는 작품이다. 기억을 잊지 않으려는 갈망과 그로 인한 상처의 반복이 이 소설의 핵심 테마이며, 우리에게 기억의 지속성과 역사적 진실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책을 꽂고, 모든 불을 끄고, 들은 곡.


Everything's Alright - Laura Shigihara

너는 내 세상이었어 - 볼빨간사춘기

Say Something (feat. Christina Aguilera) - A Great Big world

Leave - Glen hansard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