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물그릇에 빌게》, 남강, 2023
仁 : 이 글자는 '인할 인'자다. 나는 모든 도와 신, 진리와 삶이 여기, 인에 있기를 바란다.
인은 효의 출발점이다. 서, 즉 '내 마음 짚어 네 마음을 헤하리는' 깊은 배려짐은 인을 실천하기 위한 수단이다. 베풂의 시작이자 헤아림의 출발이니 인의 확산은 곧 너와 나의 경계가 무너지며 無我의 세계로 갈 수 있는 무언가가 되지 않을까. 는 너무 먼 이야기다.
수년 전 아빠가 큰 사고를 겪었다. 사고로 아빠는 몸도 마음도 많이 다쳤다. 그때 내가 본 건 아빠의 외로움이었던 것 같다. 참 착하고, 긍정적이고, 말쑥하고, 어느 한 곳 모난 곳 없이 순한 성격 덕에 표출되지 않았을 뿐 어린 시절을 비롯해 청년, 장년까지 아빠의 곁을 지켰던 이들이 많지 않았구나 싶다.
열심히 산 덕에 은인은 많았지만 참 빈한했던 애정들.
너무 아파서 그냥 이제 포기하고 싶단 생각이 들 때, 지금 죽으면 가족들이 다 거지가 될 것 같더란다. 그래서 애써 숨을 쉬었댔다. 피고름이 흐르는 얼굴을 거즈로 감은 채 첫 일을 나섰을 때에는 무섭더란다.
지금은 다행이 사업은 잘 풀리는데 문서작업을 할 시간이 없다셨다. 그래서 AI로 아빠의 묵은 일, 앓던 이 같은 서류작업을 어떻게 해치울지 상세하게 계획을 세우고 효과를 보여주고 소통수단까지 마련해두고 왔다.
클로드를 활용하며 기뻐하는 아빠를 보니 마음이 찡했다.
사랑일까, 효일까, 서일까, 인일까. 감정을 한 가지로 정의내릴 수 없지만 아빠에 대한 나의 마음은 인과 서에 가깝다. 아빠의 삶과 마음을 깊이 이해한다. 잘못을 용서할 수는 없지만 그 마음만큼은.
엄마는 사랑과 효에 가깝고. ㅎㅎ
오늘은 선생님이 조언해주신대로 '다'를 발음할 수 있도록, 그리고 '저승사자', '외할머니' 등 발음에서 숨이 너무 새지 않으면서 감정을 담는 데 집중했다.
순서는 아래와 같다. 느낌상 어제보다 나은 것 같은데 잘은 모르겠다.
1. 선생님의 발음을 따라하기
2. 안 되는 발음만 집중적으로 반복 연습하기
3. 발음에만 집중해서 읽어보기
4. 비밀얘기 하듯 외워서 말해보기(자꾸 읽는 투가 나온다고 해서)
5. 캐릭터에 어울리는 목소리를 찾아 그 캐릭터에 이입해서 읽기- 이입한 캐릭터는 아래와 같다.
※제목의 이미지가 어릴 적, 어머니를 잃은 화자로서 소녀의 얼굴이라면 아래 이미지는 과거를 회상하는 지금 시점의 화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