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위한 다짐
일요일 밤이다. 아이들은 아빠와 함께 자러 들어갔고, 나는 빨래를 개며 혼자만의 고요한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티브이를 켜니 '강연자들'이라는 프로그램이 흘러나왔다. 예전에 출근길에 사회적으로 저명한 인물들이 등장해 감동적인 강연을 하는 영상을 유튜브로 본 적이 있었다. 오늘은 김미경 대표가 나왔다.
그녀는 가난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자수성가한 대표적인 여성 ceo이다. '미라클 모닝'을 널리 알리며, 현실을 마주하는 지혜와 나이가 들어도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녀는 지금도 쉼 없이 배움과 가르침을 이어가고 있다.
전업맘으로 지내던 어느 날, 우연히 유튜브에서 그녀를 발견했다. 둘째가 어린이집에 적응을 마친 뒤라 집안일을 하며 보고 있었다. 강연을 듣다가 갑자기 삣죽섰다. 이렇게 있을 때가 아니다. 뭔가 새로운 것을 배워 미래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육아는 당연히 내게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육아만으로 내 인생을 채울 수만은 없다. 나의 일을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강한 의지가 솟아올랐다.
주변의 친구나 아이 친구 엄마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경력이 단절된 현실에 안주하며 나이를 핑계로 새로운 도전을 아예 꿈꾸지 않는 경우가 많다. 솔직히 나 역시 두려웠다. 경력의 공백, 사회로 나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복직 이후 가정과 육아에 소홀해지는 것에 대한 걱정, 오만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육아를 하다 보면, 세상과의 연결이 점점 끊어지게 된다. 만나는 사람들 대다수가 아이들과 관련된 이들이다. 그러다 보니 육아와 교육 외의 정보나 관심사는 당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요즘 세상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어떻게 변화하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깊이 있게 고민할 여유조차 없다.
나도 그렇게 3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우연한 기회와 운으로 지금의 직장에서 일하고 있다. 늘 자기 계발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이것저것 준비를 해놓은 것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우리는 첫 직장을 얻기 위해 10년 넘게 어려운 대입을 대비하기 위해 공부했고, 대학교 졸업과 동시에 한 직장에서 명예로운 퇴직을 맞이했었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졌다. 한 직장에서의 근속 연수가 점점 짧아지고 있고, 이로 인해 이직과 경력 전환이 익숙한 시대가 되었다. 경영난으로 인한 구조 조정, 적성 등과 같은 개인적인 이유, 혹은 결혼, 출산 및 육아와 같은 현실적인 이유들로 말이다.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현시대의 숙명이다.
최근 'AI시대에 사라질 직업'이라는 강연 영상을 통해 들었던 말이 문득 떠오른다.
"직(職, 직책)이 아니라 업(業, 부여된 과업)에 집중하라."
직책을 잃더라도 평소에 맡은 일에 대한 이해와 깊이가 있었다면 어디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대가 어떻게 바뀌든, 전문성이 있다면 두려울 것이 없다.
맞는 말이다. 나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인정받고 성장할 기회는 반드시 찾아온다.
나도 김미경 대표처럼 많은 대중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은 꿈이 있다. 막연하지만 분명한 꿈이다. '꿈은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말처럼 오늘도 나는 나 자신에게 외친다.
"나는 잘할 수 있다."
그리고 나는 정말 잘 해낼 것이다.
2024.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