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공공 홍보. 진짜 어렵네
공공에서 홍보를 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공무원, 공공기관 종사자들에게도 홍보 업무는 반기는 직렬이 아니기도 하다. 공공은 한 곳에서 계속 근무를 하는 게 아니라 순환 근무를 한다. 일정 기간이 되면 부서나 조직을 옮겨 다니면서 근무하는 것이다. ‘고인물은 썩는다’는 격언을 실천하는 것일 수도 있고, 하고 있는 업무에 젖어 발전이나 변화를 하지 않는 특성을 고려한 것일 수도 있다. 특히 내가 근무하는 LX한국국토정보공사는 전국 시·군구·에 지사가 있어(심지어 울릉도에서 LX한국국토정보공사가 있다!) 전국적으로 움직이며 근무할 여지가 많은 기관이다. 더욱이 LX한국국토정보공사는 대부분이 측량기술자이기 때문에 홍보 업무를 접해볼 기회도 적을뿐더러 본업인 측량과는 연관성이 적은 업무기 때문에 직원들이 선호하는 업무가 아니었다. 간혹 홍보 업무에 대한 관심이 있어 지원하는 직원들도 있었지만, 막상 와서 근무하면서 높은 현실의 벽을 느끼고 1~2년 만에 다시 본업으로 돌아간 직원들도 종종 있다. 이번 장은 내가 근무하면서 느낀 공공 홍보 업무의 한계를 말하고자 한다. 물론 나 역시도 민간 기업에서 홍보 업무를 해본 경험은 없지만, 측량기술자로서 그나마 오랜 기간이라고 할 수 있는 5년간의 근무기간과 다양한 외부 홍보맨들을 만나면서 느낀 점들을 말해보려 한다.
[돈이 없어요]
공공기관에서 홍보 업무를 하면서 가장 먼저 느낀 점은 일을 너무 많은 것을 한다는 것이다. 홍보부서에 오기 전에 생각하기로는 ‘그냥 TV로 광고 팍~ 태워서 인지도 팍~ 올리면 되지 않아? 머 이리 자잘 자잘한 것을 많이 해서 일거리만 많이 만드는 거야?’라고 생각했었다.(실제 아직도 홍보 업무를 잘 모르시는 분들은 TV 광고와 보도자료가 홍보 업무의 전부로 알고 계신다.) TV만 틀면, 유튜브만 틀면 나오는 기업 광고들을 보면서 우리는 자연스레 그 상품과 기업이 익숙해지고 광고에 나오는 음악을 흥얼거리게 된다. 하지만... 아쉽게도.. 안타깝게도... 우리는 돈이 없다. 공공기관들은 큰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이다. 아니 오히려 적자를 안내면 다행인 게 공공기관의 생태이다. 국민과 국가를 위해 운영하는 공공기관이 수십억 원의 흑자를 매년 낸다면 그것 역시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과도한 흑자는 공공기관이 1년 중 가장 신중하고 조심하는 관문인 ‘국정감사’에서 심각하게 깨질 수도 있다. 우리는 국민에게 공익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이론을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잠깐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상품과 서비스를 파는 기업 홍보의 경우 마케팅이라는 단어로 수렴되지만, 공공홍보는 퍼블릭 어페어(Public Affairs)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즉 공공 홍보는 정부, 국민, 기업, 언론, 공공기관이 서로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인 것이다. 공공은 이윤을 추구하는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인지도를 올리고 추진하는 정책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세금을 기반으로 하기에 예산이 많이 들지 않으면서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항상 필요한 분야이다.
이러한 이유로 공공기관의 홍보예산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작은 예산으로 기관과 사업을 홍보해야 하니 당연히 돈이 적게 드는 홍보 방법들을 찾을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공공 홍보 업무들은 자잘 자잘 한 업무들이 폭증하는 사태까지 오게 된다. 실제 내가 근무하던 홍보 부서에서 하던 업무를 살펴보면 기자 관리, 보도 자료 작성, 임원 식사문 작성, 각종 행사, 캐릭터 굿즈, 동화책 제작, 브로슈어, 리플릿, 포스터, 인터넷방송국 운영, 신문 광고, TV ·라디오 광고, 달력 제작, 잡지 발행, 공연 기획, 인지도 관리, 홍보 인쇄물 발행, 홈페이지 관리, 홍보관 관리 등 실무자 8명이 할 수 있는 양이 아니었다. 거기에 기본적인 행정업무도 어마어마하다. 아마 모든 공공기관 홍보담당자 들의 고충이 여기 있을 것이다. 얼마 없는 예산으로 효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중압감.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쓰는 부서이기 때문에 받는 눈총. 그래서 한 푼 쓰는 것도 눈치 보이는 환경 등등. 홍보담당자들이 짊어져야 할 무게는 생각보다 크다. 내가 근무하는 LX한국국토정보공사는 1년 지출예산 중 홍보 관련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1%가 채 되지 않는다. 게다가 재정 감축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가장 먼저 칼을 들이미는 곳이 바로 홍보예산이다. 공공에서는 ‘홍보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는 옛 선배님들의 인식이 아직도 깔려있어서 그런 듯한다. 실제로 우리 공사의 경우 2000년대 초까지는 ‘지적’이라는 업무 중심으로 업무를 해왔었고, 그 업무 자체가 국가위탁업무기 때문에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 자체를 하지 않았었다.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적업무가 필요한 국민들은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서 각 시·군·구청에 있는 지적측량 접수창구에서 지적측량을 의뢰했었고 공사는 의뢰 들어온 업무를 수행하면 끝이었다. 하지만 2004년에 지적측량업무가 민간에 일부 개방되고, LX도 공간정보라는 새로운 업무를 도입하면서 ‘홍보’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고, 매년 홍보 관련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아직도 턱없는 부족한 예산으로 우리 LX홍보담당자들은 고군분투하고 있고, 홍보에 대한 내부의 곱지 않는 시선까지 감내하고 있다. 우리 LX와 같이 작은 예산으로 이것저것 해보느라 애쓰는 공공기관 홍보담당자들에게 다시 한번 위로와 격려를 전한다. 하지만 어쩌겠나. 까라면 까야지. 공공기관 홍보가 어려운 첫 번째 이유는 ‘돈이 없다’이다.
[컨펌의 지옥]
예산의 부족은 가장 기본적인 어려움이라고 한다면 아이디어에 대한 이야기는 좀 더 본질적인 문제이다. 공공기관 직원이라고 해서 아이디어가 민간기업보다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행히도 종종 정말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내는 홍보담당자들이 있다. 이 아이템을 갖고 홍보를 한다면 분명 이슈가 되고 적은 예산을 높은 홍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은 아이디어들이다. 하지만 아무리 트렌드에 부합하고 재미있는 홍보 아이템이라고 해도 공공에서 추진하는 데는 많은 걸림돌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복잡한 결재라인이다. 대리 직급이 좋은 아이디어를 낸다면 그 위에 과장, 차장에게 1차 검열을 받아야 하고 팀장 승인이 나서야 부서장에게 보고가 들어간다. 부서장에까지 통과가 되면 임원보고가 남아있다. 큰 건의 경우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사장님까지 보고가 들어가는데 사장님 보고 건은 모든 임원에게까지 공유되어야 하고 일상감사라고 하는 감사절차까지 거쳐야 된다. 내가 다니는 LX한국국토정보공사는 상임이사가 5명이었다. 그분들을 다 설득하고 의견을 반영해야만 사장님께 보고가 들어가는데 이미 지금까지 약 10번의 거친 컨펌 과정에서 아이디어는 많이 순화될 수밖에 없다. 결국 대리가 제출했던 톡톡 튀는 아이디어는 사장님 보고까지 갔을 때는 공공기관스러운 아이디어로 변신되어 있다. 공공기관의 틀에 박힌 캠페인, 뻔한 홍보전략 등이 나오는 근본적인 문제가 바로 여기 있다. ‘복잡한 결재 라인’
한 번은 내가 다니던 LX한국국토정보공사와 연관될 수 있는 ‘국토’를 홍보 소재로 해 ‘국토대장정’을 추진하려 했던 적이 있었다. 대학생뿐 아니라 일반인까지 모집해서 국토를 순례하고 우리 공사 직원들이 알고 있는 숨은 국토의 명소를 소개하고 그 과정을 콘텐츠로 제작해 박카스로 유명한 동양제약의 국토대장정처럼 정례화하자는 기획이었다. 1차 팀장 컨펌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대규모 인원들을 대상으로 국토대장정으로 하게 되면 사고 발생 위험률이 너무 높고 비용 대비 효과가 불확실하다고 했다. 겨우겨우 설득해서 부서장님께 보고를 들어갔지만, 이미 다른 데서 하고 있는 걸 왜 하느냐며, 우리만의 특색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돌아왔다. 그리고 또다시 임원보고에서 대학생은 식상하다며 우리나라를 잘 모르는 외국인들 대상으로 하는 게 어떻겠다는 의견까지 적용하다 보니 처음의 기획의도와는 완전히 다른 홍보아이템이 되었다. 마지막에 최종 결정되어 진행한 것은 외국인 4명이 우리 공사의 본부, 지사를 돌아다니면서 미션을 수행하는 유튜브 콘텐츠로 진행되었다. 당시는 코로나19 상황이 한창일 때고 언택트(Untact)가 이슈가 되고 있을 때였다. 그래서 콘텐츠 제목도 언택트의 라임을 갖고 와서 ‘온(溫)택트 로드’로 지었다. 출연진도 화려했다. 일본인 가수 유키카, 터키인 유튜버 이렘 , 독일인 방송인 플로리안, 멕시코인 연예인 크리스티안.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야심 차게 시즌1과 2를 진행했지만 시즌2의 평균 조회 수는 1000회를 못 넘길 정도로 폭망한 기획이 되었다.
2021년 TV광고 기획도 비슷한 사례이다. 여러분은 경계복원측량이라고 들어보았는가? 도면으로 등록되어 있는 땅의 정확한 위치와 경계를 확인하는 측량을 경계복원측량이라고 하는데, LX한국국토정보공사의 대표적인 사업 중 하나이다. 현장에서 업무를 수행하면서, 땅을 측량하고 낭패를 보시는 국민들에게 자주 말하곤 했다. “고객님 땅 사실 때는 잔금 치르기 전에 꼭 측량하셔야 해요” 실제 측량을 해보면 평지인 줄 알고 샀는데 나중에 집을 지으려고 했더니 구입한 땅이 절벽에 있었던 경우고 있었고, 오션뷰로 알고 샀는데 밀물 때면 물에 잠기는 토지를 구입한 국민들도 자주 봤었다. 한 팀장님은 기어이 경계를 확인해 달라는 고객의 요청 때문에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바다에다 긴 철근으로 땅의 경계를 표시해 준 사례도 있다고 한다. 즉 토지 거래 전에 내가 살 땅이 어디에 있고 어디까지가 내 땅의 경계인지 꼭 확인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땅을 살 때 경계측량을 하는 비율은 불과 7.7%밖에 되지 않는다. 국토교통부와 LX한국국토정보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전체 토지 거래는 220만 건에 이르지만 그중에 경계복원 측량을 수반한 거래는 17만 건에 불과하다. 비율로는 8%가 안 되는 수치이다. 100명이 땅을 산다면 92명은 내 땅이 어디인지도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산다는 것이다.
이런 현장 경험을 살려 내가 TV광고를 담당할 때는 과감하게 경계복원측량을 주제로 잡았다. 그전까지는 공사 전체의 이미지를 만들어줄 수 있는 이미지광고나 좋은 뜻을 갖고 만드는 공익 캠페인 등을 했지만, 나는 경계복원측량이 국민들이 꼭 알아야 하는 사항이고, 우리 공사로서도 경계복원측량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아이템이라고 생각했다. 1차로 홍보처 내부 직원들의 의견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그래 진작 이런 걸 했어야 해”, “이거 대박이겠는데?”등 피드백도 좋았다. 본부장님들까지 단숨에 결재는 통과되었고, 부사장, 상임감사, 사장까지 결재는 완료되었다. ‘좋아! 진짜 잘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대행사를 선정하고 2개월간 아이디어 회의를 거쳐, 재미있고 유쾌하면서도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광고 기획안을 완성했다.
불운의 광고 콘티 1화 ‘선보고 또보고’
데이트 장소에 늦게 나타난 남자에게 여자가 묻는다. “왜 이렇게 늦게 왔어?” 남자는 대답한다 “응. 선 좀 보고 오느라”, 여자는 ‘내가 있는데 선?’이라 발끈하고 남자 얼굴에 물 컵의 물을 쫙~ 뿌린다. 남자는 “아니 그 선이 라니라..”라고 말하는 도중 양동이로 물을 더 많이 뿌리고, “아니..”라고 또 말하려는 남자에게 이번에는 소방호스로 물을 들이 붓는다. 마지막은 남자가 “아니. 너랑 나랑 같이 살 땅 경계선 보고 왔다고!”라면서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줄거리이었다.
불운의 광고콘티 2화 ‘측량대군’
두 번째 콘티는 사극물이었다. 주인공 측량대군은 아바마마의 명에 따라 자기에게 하사된 땅까지 자기 땅이라고 우기는 형님에게 반발한다. 서로 말도 안 되는 사자성어를 써가면서 다투던 와중에 갑자기 현대물로 바뀌면서 LX직원들이 경계측량을 하게 되고 그 결과는 그 땅은 측량대군과 형님 둘 다 소유자가 아니었다는 내용의 콘티였다.
불운의 광고콘티 3회 ‘지구방위대’
세 번째 콘티는 전대물이 이었다. 흔히 알고 있는 후레쉬맨을 패러디한 아이디어였는데, 새로운 합체 로봇을 개발하고 괴수 출연을 기다리고 있는 지구방위대들이 괴수 출동과 함께 단숨에 사건 현장에 가려고 했지만, 경계복원측량을 잘못하는 바람에 남의 출입문을 절반밖에 안 열리는 창고 때문에 로봇이 출동하지 못하고 지구가 망했다는 이야기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기획안은 전부 실현되지 못했다. 그 대신에 예전부터 해오던 그저 그런 광고를 TV에 실었다. 초기에 결재를 완료한 주제에 대해서 광고안을 만들고 보고를 했지만, 윗분들은 주제 자체를 갈아엎으셨다. 경계복원측량이라는 일부분이 아니라 기관 전체를 알릴 수 있게 만들라고 말이다.(타겟팅의 필요성을 어필했지만, 소용없는 일. 윗분들의 생각은 토를 다는 것보다 그냥 ‘예’라고 하는 게 더 빠르다.) 유튜브 용이라도 만들려고 했지만, “물을 계속 맞는 게 기관과 안 어울린다”, “너무 재미 위주 내용이라 기관 이미지가 안 좋아진다" 등등 의견이 줄줄이 달렸다. 담당자로서 매우 안타까웠지만, 어쩌겠는가. 나는 결정권자가 아니고 공공은 엄연한 결재라인이 존재한다는 것을. 공공기관 홍보가 어려운 두 번째 이유는 ‘복잡한 결재라인, 컨펌의 지옥’이 있기 때문이다. 컨펌의 지옥에서 해방되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전략이 필요하다. 공공에서 컨펌을 안 받을 수는 없다. 하지만 컨펌을 쉽게 받을 수는 있다. 뒷부분에 다시 말하겠지만, 컴펌을 쉽게 받기 위해서는 결재권자의 눈높이에서 모든 보고문서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내 기획의 타당성과 꼭 해야만 하는 이유를 그분들의 눈높이에 맞게 문서화하는 것이다. 컨펌의 지옥을 피할 수 없다면, 재빨리 헤처 나갈 수 있는 능력이 홍보주니어에게는 필요하다.
[아이템의 한계]
민간기업의 경우 흔히 ‘노이즈마케팅’이라 고해서 부정적인 이슈를 만들어서 반대 이익을 노리는 홍보 전략들이 존재한다. 고의적인 구설수를 만들어서 인지도를 높이는 마케팅 기업인데 어느 정도 수위만 조절하면 기업 홍보에 많은 도움 되는 전략이다. 한때 국내 대형 할인 전에서 ‘통큰치킨’이라는 상품을 내놓은 적이 있다. 국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치킨 한 마리에 12,000원 ~ 15,000원 정도의 가격이었던 것에 비해 같은 크기의 닭은 5,000원에 판매하는 ‘통 큰 치 킨’은 당시 많은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았었다. “서민 상권을 침해하는 대기업의 횡포다. 아니다 소비자 이익을 위해 착한 가격으로 양질의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다”의견도 분분했다. 따가운 눈총을 받기는 했지만 이슈의 중심이 된 제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으며 이 제품은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효자 상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 B급, 병맛으로 대변되는 요즘 MZ세대에 걸맞은 홍보 아이템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세탁세제 피지(FIGI) 광고를 인플루언서에게 맡겼는데, ‘본격 LG빡치게 하는 노래(불토에 일시킨 댓가다ㅎㅎ’로 만들어진 이 광고 콘텐츠는 500만 회 조회 수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 광고는 ‘담당자가 컨펌을 해준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선을 넘는 병맛 노래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는데, 찾아보게 되는 광고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공공에서는 분명 한계가 있다. 노이즈 마케팅을 했다가는 각종 언론에 부정 이슈는 물론이고 임원들의 질타가 눈에 보듯 훤하고, B급, 병맛 홍보가 복잡한 결재라인을 무사히 통과하리라는 보장이었다. 때문에 공공기관 홍보 아이템은 적당히 재미있고 적당히 선을 잘 타는 아이템을 만들어야 하다 보니 담당자로서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 공사는 디지털트윈이라는 기술을 도시에 국내 최초로 적용해 성공적인 성과를 이루어 냈다. 그리고 CEO를 비롯한 임원들은 그것들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어 했다. 하지만 디지털트윈이라는 것을 그대로 광고했다가는 아무도 보지 않는 재미없는 광고가 될 것이 뻔했다. 일반적인 정책 광고를 국민들이 관심을 가질 리 없다. B급, 병맛들까지 고민했지만 ‘선’을 넘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디지털트윈의 핵심 메시지를 ‘예측’으로 잡고 그것을 국민들의 생활에 접목시켰다. 디지털트윈은 가상 공간에 현실 세계와 똑같은 쌍둥이도시를 구축해서 실제로는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각종 실험을 미리 해보고 거기에 대한 효과나 비용 등을 산출하는 기능이 있다. 이것을 줄이면 ‘예측’이다. 나는 광고 컨셉을 ‘인생은 예측불가, 기술은 예측가능’이라고 잡고, 일상생활에서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들을 접목했다. 핸드폰 충전을 위해 충전기 줄을 잡아당겼는데 걸려있던 책장이 쏟아지는 상황, 캠핑을 위해서 텐트를 힘들게 쳤는데 갑자기 비가 오는 상황, 화장실에서 볼일을 봤는데 휴지가 없는 상황 등 누군가 한 번쯤 겪어봤을 상황들을 보여주고 마지막에는 디지털트윈은 예측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공공홍보는 여러 가지 제약이 많은 업무이다. 돈 안 들고 효과 좋은 아이디어를 꾸준히 뽑아내야 하고, 문제가 없어야 하며, 윗분들의 입맛도 맞춰야 한다. 한 가지도 잘하기 어려운데 공공홍보는 이 모든 것을 충족하면서도 실적을 내야 하는 업무인 것이다. 하지만 좋은 점도 있다. 매출로 직결돼야 하는 기업의 홍보와는 다르게 공공홍보의 성과측정은 정성적 정량적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인지도 조사 결과, 언론 보도 건수, SNS팔로워 수, 블로그 방문자 수 등 충분히 컨트롤해 볼 수 있을만한 자료들로 측정하는 공공홍보의 성과는 나름의 유동성을 갖고 있다. 참고로 길가는 사람을 붙잡고 “LX한국국토정보공사 아세요?” 라고 물어보면 100명 중 99명은 모른다고 하지만 ‘한국국토정보공사 인지도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른 우리 기관의 인지도는 무려 67%에 이른다. 힘들과 어려운 점이 여기저기 깔려있지만, 공공홍보는 해볼 만한 업무이고 충분히 매력적인 업무다. 공공기관 홍보주니어들이여 희망을 가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