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스톱오버 후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여행 계획 (25년 6월)
지난달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회사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마침 와이프도 다른 일을 알아보느라 쉬는 중이어서 무엇을 할까 의논하다가 러시아 한번 가보자는 제안을 했어요.
저희는 둘다 러시아에서 공부하다가 만났고, 저는 러시아어 전공이어서 직장생활을 쭉 러시아 및 해외영업 분야에서 해왔습니다. 와이프는 피아노전공이었고 지금까지 아이들 피아노 가르치는 일을 해왔어요. 그래서 저는 자주 러시아를 갈 일이 있었지만 와이프는 졸업 후에 22년 동안 러시아를 안 가봤기에 지금 아니면 같이 시간 맞추어 갈 수 있는 기회가 없을 것 같이 과감히 러시아행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마침 모스크바에 있는 선배님이 한번 놀러오라는 말도 했는데, 그 지나가는 말을 진짜로 받아 버리는 '많이 부담스러운' 후배가 되어 버렸습니다.
"형, 지난번에 하신 말씀 있잖아요. 저희 진짜로 가도 돼요?"
"너희? 난 너한테만 한 말인데. 누구랑 오려고?"
"저희 가족 세명이요."
"그래?...
온 가족 다 오면 더 좋지. 비행기표 사면 연락 줘."
이렇게 시작된 러시아여행.
뭔가 미국과 러시아 해빙무드도 있으니까 곧 전쟁도 끝나겠지. 이제 러시아 가는 사람들도 많아지면 내가 기록한 러시아 여행도 필요한 날이 올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단 비행기표 검색해서 최저가 상하이 경유 항공편으로 구매. 상트페테르부르크 여행이 가장 중요해서 그 일정만 먼저 3일 정하고, 상트 호텔예약은 러시아에 있는 형님께 부탁했어요. 그리고 상하이 하루 스탑오버 호텔 예약하고, 상트 왕복 기차표도 형님께 부탁.
나머지는 대략 아래와 같이 일정을 짰습니다.
러시아 여행 계획 (추가 수정된) 내용입니다, 형님!
6/7 토 인천 출발 12:55 ~ 14:15
호텔 Joyful Yard - 셔틀이 한 시간에 한대 T2터미널, 3층 6번 게이트 매시 35분 출발
6/8 일 상해 출발 09:25 ~ 14시 25분 모스크바 SVO도착
-15시 30분 나와서
-17시 정도 택시 타고 18시에는 형네 도착
6/8 일, 저녁식사 선후배 2명
(선블록 각1개. 국물용 각2개. 장갑 모두, 봄봄과즐 하나씩)
6/9 월, 시내관광 - 구세주성당 - 붉은광장 - 크렘린 - 블라디미르 동상 - 아르바트 - (아르바트 근처 패스트푸드 중식) - 참새언덕 - 케이블카 - 루쥐니키 - 복귀
6/9 월 밤 기차 타고 뻬쩨르로 출발 (20시에 집에서 출발)
-22:00, 6/9 월— 05:42, 6/10 화 Москва — Санкт-Петербург, 026А
6/10 화, 오전 잠시 쉬고 이범진 흔적 따라가기 (공사관 및 북방묘지)
중식 마리아 연락. 카드 및 마스크팩 전달
오로라, 페트로파블로스크, 해군박물관, 카라블스트라이쩰레이 기숙사 및 그 옆 샤쉴릭
6/11 수, 3호선 Begovaya 에서 101번 (or 택시 2900루블) 크론슈타트 - 페테르고프, 여름궁전 - 푸쉬킨
마린스키 19시 해적
6/12 목, 페트로파블롭스크 - 에르미타주
뻬쩨르 관광 후 모스크바 복귀 (고속철)
17:00, 6/12 목 — 20:52, 6/12 목
Санкт-Петербург — Москва, 775А «Сапсан»
6/13 금, 베데엔하 점심때 친구 만나기 및 콜로멘스코예 + 모스크바 온누리교회
20:30 래디슨로얄 저녁식사 유람선
6/14 토, 오전 모스크바시티 다녀오기
6/14 토, 2시 출발 3시 반 공항도착
19:05 동방항공 타고 복귀
기타 모스크바 관광 후 6/14. 토 비행기로 중국 거쳐 복귀 (동방항공)
나름 러시아 전문가라 자부하지만 그간 출장기간 승용차 타고 러시아 사람과 이동만 해봤지, 혼자서 이렇게 대중교통 이용해서 해본 적은 없으니 계획대로 될지는 확신이 없었어요.
그래도 계획이 있어야 진행이 될테니 하루만에 하고싶은 거 다 넣어서 계획을 세워서 와이프께 컨펌 요청. 와이프는 상트 일정 짧아서 아쉬워 하기는 했지만, 우리 일정 자체가 빡빡해서 더 늘리고 줄이고 하는 거 자체가 불가능 했습니다.
아들이 고1 이어서 학교 체험학습 보고서도 내야 해서 되도록 의미있는 여행지도 넣으면서 다소 도전적인 일정을 만들어 봤어요.
결과적으로 대부분 잘 진행되었고, 실제 러시아 대중교통상황이 생각보다 좋아서 예상보다 더 빠르게 이동이 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위에 준비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볼 수 있었어요.
준비해 간 카드도 잘 결제가 되어서 돈을 뭉치로 들고 다닐 일도 없었고, 현지에서 인터넷 결제도 원활해서 생각보다 더 많은 돈을 쓰고 오는 불상사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대략적인 계획을 세웠고, 추가적으로 세부 준비도 해나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