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을 5일 남기고 쓰는 3월 행복

by 예쓰비


3월은 삼삼하게 지나갔나, 3월 행복

이라는 제목으로 미처 완성되지 못한 나의 3월 행복

홀수 달의 수미상관 뭐야

한 달 가까이 지나서 여기 있던 행복한 기억이 불행으로 변하지는 않았을지 좀 걱정되는걸.




삼삼-하다2

「1」 음식 맛이 조금 싱거운 듯하면서 맛이 있다.

「2」 사물이나 사람의 생김새나 됨됨이가 마음이 끌리게 그럴듯하다.


아직 작년의 마음에서 못 (안) 나왔는데, 작년에 서른셋이었던 탓인가?

이번 달 일기 열심히 안 써서 채우기 힘들었다.




3월 노래 : 시소 - 사랑이 아닌 단어로 사랑을 말해요
金南玲-欲言又止


도저히 하나를 고를 수 없었어


https://youtu.be/-p13-cQp2cI?si=GcEaXDl23gkp_hbV




우린 사랑해 란 말이 참 어렵잖아요 손발이 다 오그라드니까

하지만 괜찮아요 예정에 없던 키스를 하고 서로 빤히 보다가 웃음이 터지죠


사랑이 아닌 단어로 사랑을 말해 주세요 그 눈빛에 다 보이게 날 표현해 줘요


어떤 가사에서 네가 보이는 거야, 또 새삼스럽게

아니 내가 본 건 나였을까

아무튼 내가 그게 사랑인 줄 몰랐던 건 확실한 것 같아

좋아하냐고 물어볼 용기도 없었으면서 표현해야만 사랑인 줄 알았나 봐.



https://youtu.be/Xk8ESOcjAhY?si=i7znmRL0pENRfnTV


害怕脆弱被你看穿 害怕想念你的夜晚


我欲言又止 你若无其事 感情怎么会变这样子

喜欢你微笑的样子 让我再抱你一次


那是你不知道的事 我指着的坚持

那是你不知道的事 我在意的方式


새벽 감성+인생 영화 바로 사랑할 수밖에 없는 노래가 되는 거야

도통 질릴 생각을 안 해.


어떤 변곡점에 갇혀서 못 나오고 있다는 느낌을 알면서도

도통 헤매는 일을 그만두지 못하는 중.


그래도 어쩌면 모든 말을 귀담아들을 수 있게 된 거니까 좋을지도 몰라



3월 도전 : 독립, 중국어


독립은 하고 싶은데, 겁쟁이라 부동산이나 개인 계약할 엄두를 못 내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나예요.

대체 어떤 사람이 행복주택 당첨되니?

나 진짜 위장결혼해서 신혼부부 가점 누려야 되나


뭔가 공부를 공부로 회피하는.. 건강한(?) 회피라고 정신승리하면서

갑자기 중국어 공부하기

이게 다 애정이이 쏭쏸찬 덕분입니다. 역대급 안정형 남주.




3월 독서 : 우리가 우리이기 이전에

환승연애 2 보고 사랑이 사랑이기 이전에 읽었었는데, 약간 시리즈인가?


모든 것이 모든 것이기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생각은 또 다른 생각을 이어서 한다.


그러니까 마음이 아프기 이전에, 마음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런 고백을 하기 이전에. 함께한 시간을 거슬러 올라 우리가 우리이기 이전에, 그러기 위해서 나는 나의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를 몰랐던 거기서 다시 모르는 사람으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어떤 이전에 갇혔다.

그 이전의 나를 온전히 사랑한 적 없었으나 지금은 또 이전의 나를 그리워하는 것 같다.

그랬으면 그 이전 이후에 만난 것들과 그렇게 바보처럼 굴지는 않았을 거라는 마음이 자꾸만 나를 괴롭혀 괴롭다.



3월 문장

늘 보이던 것이 오늘 새로 보이면 그것이 사랑이다. 아니면 이별이거나

/김용택, 사랑 말고는 뛰지 말자


올해 나온 시의적절 3월 편 읽었다!

늘 뒤처진다고만 생각해 왔는데 왠지 시절에 발맞춘 것 같아서 뿌듯해.



3월 사람 : ㅎㅈ쌤, 그 애

30대에 만난 동네 친구인데 알고 보니 더 어렸을 때도 동네 친구였던 이란 수식어를 붙여드립니다.

내 기준 급약으로 만날 수 있으면 진짜 친한 사람인데, 일로 만난 사이지만 급약도 가능한 사이가 됐다고요.


여기부터 4월에 쓰는 3월 행복답게 좀 흐려진 감정도 나오네.

그 애 지금은 잘 지내려나

아무튼 나를 조금 반성하고 동경하게 했던 너



3월 성취 : 교원 연수

사실 이건 연수를 성취했다기보단 적성을 성취했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난 역시 뭘 가르칠 때 제일 행복해



3월 소비 : 전태일의료센터 건립 추진 기부

사실 이거 작년 12월에 한 건데 3월에 기념품이랑 엽서가 와서 3월 소비에 끼워 줬다.

3월엔 먹고 마시기밖에 안 했는지 진짜 소비에 넣을 게 없었던 듯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요일은 쉬게 하라! 노동자들을 혹사하지 말라!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


전태일 열사와, 또 기록되지 않았더라도 노동자 인권 향상에 힘써주신 많은 사람 덕분에 국가가 보장해 준 권리를 등한시했다가 괴로워 본 적이 있는가.




3월 순간 : 초면에 노래

아 이게 행복에 들어가는 게 맞는 거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사람이 안 하던 새로운 일을 하면 카타르시스가 좀 느껴지기도 하니까

안 젊은데 본의 아니게 새로 들어가는 그룹마다 젊은이에 속해서 노래…시키길래 또 했지




3월 영상 : 대도시의 사랑법


네가 너인 게 어떻게 네 약점이 될 수 있어.

난 보고 싶다는 말이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진짜 같아. 사랑은 너무 추상적이고 어려운데 보고 싶다는 참 명확해.


위 두 문장이면 내 행복이 된 이유 충분하지 않나.

대체가 먼저 만나자고 할 생각이 없는 사람이 만나자는 말에 꼬박꼬박 나가는 것도 사랑이라는 거, 알았다.


3월 음식 : 마라탕

아니 1n년 전에는 누구한테고 마라탕 먹자고 하기가 향신료 때문에(?) 장벽이 만리장성 급이었는데..!

지금은 대중화돼서 마라탕집 도장 깨기 도전해야 할 정도.

부지런히 먹어볼게요


3월 장소 : 챔피언스필드

연습경기 볼 때만 해도 재밌었는데,

여기부터 4월에 쓰는 3월 행복답게 좀 흐려진 감정도 나오네.222가 되었습니다.


백날 응원가로 사랑한다고 세뇌해 봐라

그래봤자 내가 너희 사랑하겠냐 기아 놈들아

이게 지금 전력 이탈도 별로 없는 전년도 우승 팀 야구 맞아요?


3월 한마디 : 타이밍을 잘 만나게 해 주어야 제 힘을 발휘하는 것들



3월 행복을 4월 25일에 쓰고 있는 자입니다

울림이 올 만하지요?

세상만사가 어쩌면 다 타이밍에 걸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위에서 두 가지 행복 요소 역시 행복이었던 것으로 변해버린 거 역시 방증이겠지.

무엇이든 아껴둬 봐야 '덜 소중해지거나 소중해지지 않거나 소중하다고 말할 수 없거나'가 되곤 했다.


4월도 이미 많이 아껴버린 것 같지만,

3월 행복을 완성하지 않으면 4월 행복도 쓰지 않고 이대로 그만둘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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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남은 8개월 행복도 영영 아껴버리는 건 아닐 걱정돼 부랴부랴 3월 행복을 완성했네.

행복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아끼지 않은 나에게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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