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피 콘 저
“우리의 인생은 끝없는 경쟁이다.”
우리는 경쟁에 너무 깊이 빠져있기 때문에 사실 그것에 무관심하다. 말하자면 매일 숨 쉬는 공기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는 것과 같다.
경쟁은 사실 본질만 살펴보면 한사람의 성공을 위해 다른 사람은 실패해야 한다는 단순한 논리로 누가 봐도 나쁜 제도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경쟁을 당연한 것으로 믿고 있으며 경쟁이 오히려 좋은 영향을 끼치는 제도로 인식하고 있다. 왜 그럴까? 알피 콘은 이를 사회화의 과정에서 경쟁을 당연한 것으로 믿도록 지속적으로 훈련받아온 결과라고 말한다.
우리들 대부분이 배웠던 경쟁 옹호론은 4가지 신화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신화는 경쟁이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며, 인간 본성의 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 신화는 경쟁이 우리가 최선을 다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경쟁하지 않으면 우리는 더 이상 생산적이지 못할 것이라는 가정이다. 세 번째 신화는 어떤 경합을 벌이는 것이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는 데 최선의 방법이라는 주장이다. 네 번째 신화는 경쟁이 인격을 형성하고 자신감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신화는 전혀 근거가 없거나 사실을 왜곡한 것이다. 알피 콘은 이를 증명하는데 상당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다른 이들을 패배시키는 데에만 에너지를 쏟고, 또한 그들이 우리를 패배시킬 것이라는 공포에 사로잡혀 있으면서 어떻게 최선을 다할 수 있단 말인가? 정말 이러한 투쟁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한 최선의 방법일까? 우리의 자존심이 그저 옆 사람과 비교하여 자신이 무엇을 얼마나 잘 하는가에 좌우되는 것인가?”
그러나 정작 경쟁이 문제인 것은 경쟁적인 제도가 인간관계에 주는 영향이다. 서로를 이기기 위해 ‘적대감’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적 원인이 ‘경쟁’ 자체에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경쟁의 진짜 본질, 경쟁이 해로운 이유는 무엇보다도 인간관계를 해치기 때문인 것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바로‘협력’이다. 협력은 단지 비경쟁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함께 일할 것을 요구하는 일종의 제도를 뜻한다. 협력이란 상대방을 돕는 일과 자기 스스로를 돕는 일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도록 해준다. 협력은 현명하며 매우 성공적인 전략이다. 더 좋은 효과를 내는 실용적인 선택이며, 타인과의 경쟁 없이도 자신의 능력을 실험하고 즐길 수 있는 놀이를 만들어내는 기초가 된다. 협력은 정신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며 서로에게 호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렇게 좋은 대안이 있음에도 우리는 왜 경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경쟁을 통해 권력을 유지하는 소수의 가진 자들 때문이다.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전형적인 방법이 바로 경쟁이다. 경쟁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똑 같은 규칙이 적용되는데 이것은 정당하게 보이기까지 한다. 이를테면 초등학생과 대학생의 경기에 똑 같은 규칙을 적용하고 공정하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경쟁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인식과 사회의 구조를 변화시키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결코 쉽지 않지만 아름다운 사회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