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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니샘 Mar 12. 2020

학교에서 행복을 가르쳐야 하는 이유

행복은 사회적 지위나 성공에 따라 오는 것이 아니다

미국의 행복연구가 소냐 류보머스키는 여러 가지 연구에서 얻은 경험을 통해 행복감의 5할은 유전적 요인에 의해, 1할은 삶의 외적인 영향에 의해 규정된다고 보았다. 그 말은 행복의 6할은 우리의 의지로 어찌할 수 없지만 그래도 4할은 자신이 스스로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행복한 삶을 위한 가장 좋은 교육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인간이 언제 행복해지는가를 깨닫게 하는 교육이다. 행복은 인간이 어떤 일을 스스로 해낼 때, 인생의 힘든 일을 극복해 낼 때, 그리고 깨어있는 상태에서 자신과 합일을 이룰 때 가장 행복감을 느낀다. 


현재의 학교는 아이들이 행복감을 가장 적게 느끼는 곳이다. 학교는 오히려 불안을 야기하고 스트레스를 키운다. 때문에 아이들은 배움에 대한 즐거움을 잃고 그 시기에 이루어야할 바람직한 성장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 이유야 물론 많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부모의 기대감과 압박감이다. 다음으로는 학교에서의 경쟁과 성적에 대한 중압감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의 학력이 자신에게도 매우 중요하다”고 느낀다. 교육은 사회적 성공으로 가는 길을 열어주기 때문에 야심에 가득 찬 부모들은 어떠한 희생이 치루더라도 자기 아이를 최고의 학력으로 키우고 싶어 한다. 


그러나 시장의 변화로 학력이 곧바로 높은 사회적 지위와 직업적 성공을 의미하지 않게 되자 부모들은 이런 사태를 공교육의 직무 유기로 간주하면서 사교육에 더 많이 매달리게 되었다. 지금의 부모들은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해주었다는 것에서 위안을 찾는다. 부모들의 이런 식의 교육에 대한 강박감은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전가되기 마련이다. 이는 아이들의 압박감을 최고조로 증폭시킨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두려움이 아이들을 괴롭힌다. 다양한 연구결과들이 오늘날 아동과 청소년들의 불안감이 극적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어떤 면에서 보면 그들은 생존에 대한 부모세대의 근심을 고스란히 물려받는다고 할 수 있다. 금융위기 이후 청소년들의 3/4 이상이 미래의 변화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청소년의 불안 중 3/4이상이 빈곤, 기후변화, 자원고갈, 온갖 질병과 전염병, 전쟁 등과 관련이 있다. 아이들 걱정 중 고작 1/4만이 자신의 삶과 직결된 것이다. 어린 시절 보통은 자기 자신과 또래 친구들에게 몰두한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이는 경악스런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변화를 가져 온 원인 중 하나가 대중매체의 보도다. “눈을 끄는 뉴스가 곧 좋은 뉴스다.”라는 식의 미명하에 온갖 나쁜 소식들을 전하는 미디어 덕택에 우리의 거실과 아이들의 방은 더 이상 보호받는 안전한 공간에서 멀어진지 오래다. 설상가상으로 초고속 인터넷 세상의 온갖 정보들도 아이들의 불안감을 북돋운다. 정보의 바다에는 약육강식이라는 게임의 법칙이 난무한다. 이런 세상에서 아이들은 승자가 아니면 패자가 되는 길 뿐 선택의 여지는 없어 보인다. 


이러한 경쟁과 소비와 자극이 넘치는 험난한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아이들에게 보호받을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 주어져야 한다. 아이들이 세상에 익숙해질 때까지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는 그런 공간 말이다. 나는 그런 공간이 학교여야 한다고 믿는다. 


우리는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라길 바란다. 그러나 진정한 행복을 가르치는 일에는 대체로 무관심하다. 대신에 행복하게 만들려는 무모한 시도를 수없이 실행한다. 이 시도의 대부분은 시작부터 실패하지만 말이다. 


인간은 스스로 의미를 찾아내고 어떤 활동이나 사람에게 몰두할 때 행복감을 느낀다. 교육은 아이가 잘 성장하도록 계획적이고 짜임새 있게 지원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행복 능력을 강화하는 것, 다시 말해 행복을 가르친다는 것은 삶의 행복이 가지는 참된 의미를 아이들이 찾도록 도와주고 지원하는 것이다. 그것은 거창한 선물이나 훈계로 얻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아이들 스스로 깨닫고 만들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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