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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여행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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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니샘 Mar 20. 2020

나는 왜 여행하는가

우리가 여행에서 얻는 즐거움은 여행하는 곳보다 여행하는 기분에 의해 더 많이 좌우된다. 굳이 다른 곳으로 가지 않아도 자신이 있는 곳에서 여행의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여행하는 기분이란 무엇일까? 알랭드 보통은 이를 수용성이라고 표현한다. 수용적인 태도를 취하면 우리는 겸손한 마음으로 새로운 장소에 다가서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어떤 것은 흥미 있고 어떤 것은 재미없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게 된다. 


우리가 문고리 문양에 감탄하면서 어느 집 대문 앞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그 집 주인을 짜증스럽게 만들지만 여행자들에게는 매우 신나고도 매력적인 일이다. 여행자의 눈에는 평범한 기차역이나 동네식당의 차림표도 대단히 매혹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곳에 있을 때는 모두가 다 평범한 것들이다. 우리는 자신이 사는 동네에서는 더 이상 흥미로운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단지 그곳에 오래 살았다는 것이다. 우리 눈은 우리가 사는 주변의 것들에 습관화 되어 있고, 따라서 우리가 사는 곳에는 눈을 감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런 습관에서 벗어나 여행자의 눈으로 다시 들여다보면 모든 것이 달라져 보인다. 이곳에 한 번도 와본 적이 없다고 생각하고 나서 주변을 둘러보자, 그러면 나는 여행자의 심리가 되는 것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 이곳저곳의 풍경을 사진으로 찍어보자. 렌즈로 바라보는 풍경은 좀 더 색다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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