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실천해야 시민교육의 모든 것들...
어떻게 하면 더불어 살아가는 미래사회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자발적으로 행동하며, 그러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 건강한 시민으로서의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이끌 수 있을까?
민주시민교육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하는 주제요, 문제의식이다. 지금 학교는 학생들이 민주시민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할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과정 안에서 우리 학생들이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키울 수 있도록 이끌기 위한 뚜렷한 방안은 제시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바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교육을 실천하는 교사들이 모여 시민교육을 하는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무엇이고, 우리가 시민교육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디딤돌은 무엇인가에 대해 의미 있는 토론의 결과물을 책으로 출판하였다. 바로 <학교, 민주시민교육을 실천하다>란 책이다. 열한 분 선생님의 협력으로 만들어진 작지만 소중한 결과물이다.
내용 구성은 1장 시민교육의 필요성, 2장 다양성 시대의 시민교육, 3장 학교에서 실천하는 시민교육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렇게 구성한 까닭은 시민의 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위계적 형성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모두가 공감했기 때문이다. 보통 일회적 교육으로 끝나는 이벤트성 시민교육을 지양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따라서 이 책의 구성은 자료의 병렬적 제시가 아니라 시민에 대한 교육, 시민 감수성 높이기, 시민으로 참여하기의 3단계로 구조화되어 있다.
첫 번째, 시민에 대한 교육은 시민교육이 왜 필요한지, 시민을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지, 그리고 시민으로서의 자신의 권리를 바탕으로 공적 가치에 대한 교육을 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인권과 권리 뿐 아니라, 공동체에 대한 가치를 배우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시민 감수성을 높이는 단계로 실제 시민으로서의 필터를 가지고 시민으로서 노력할 수 있도록 태도와 의지를 가지며, 자신과 타인의 권리를 존중할 수 있는 기술과 방법을 익히는 단계이다. 혐오 현상이 점점 심해지는 사회 속에서 다양한 사회적 편견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식 부족 상태에서 벗어나 공동체에서 공적 가치를 지키기 위한 지속적인 실천이 가능할 수 있도록 토대를 다지는 가장 중요한 시민교육의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세 번째, 시민으로 참여하기는 연대와 협력을 통해 시민으로서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공적 가치를 실현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시민교육이 충분히 녹아들고 생활 속에서 실천한 이후에 적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의 학교에서의 시민교육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거나, 시민성의 형성에 전혀 기여하지 못하고 있음을 반성하며, 인권존중에서부터 시작하여 시민감수성을 높이고 시민에 대한 가치와 실천에 대해 내면화하는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다.
나는 우리의 학교교육이 개념과 지식위주의 암기식 교육에서 여전히 머무르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워 교육의 최종 목표는 나눔과 실천이어야 한다고 늘 강조하는 편이다 .
이 책이 중시하고 있는 것도 바로 그점이다. 민주시민 교육은 절차적, 형식적 민주주의를 기계적으로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이 중심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시민으로서의 감수성을 키우고 나아가 주체적으로 학교에서부터 참여와 자치를 경험하고 지역의 시민으로 확장하는 다양한 실천을 통해 깨어있는 시민으로 성장해 나가야 한다.
선거연령이 18세로 내려가면서 민주시민교육의 필요성은 더 커져만 가고 있다. 그런데 학교가 주춤거리고 있는 사이에 시민교육의 자리는 개인방송이나 다른 단체들이 선점하고 있는 모양새다. 더구나 시민교육을 둘러싼 이해관계와 정파적 편향성으로 인해 이들에게 건강한 민주시민교육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빨리 학교가 앞장서서 건강한 시민교육을 이끌어야 한다고 본다.
시민교육은 전이된다. 자치와 연대, 소통과 협력이라는 민주적 풍토 속에서 성장한 학생들은 사회에 나가서도 민주적으로 생활하며 공공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학교에서 배운 삶의 경험이 사회생활에서도 전이되는 것이다. 이 점은 교사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민주적 학교에서 생활하는 교사가 더욱 실천적으로 민주시민교육을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학교가 실천해야 할 공적 시민으로서의 책임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코로나19 팬터믹 상황에서 건강한 시민의식이 얼마나 필요한지 절실하게 깨닫고 있는 중이다. 교사와 학생 모두가 건강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