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건축은 어떤 모습일까
현재 건축물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갈까?
이천년 전 건축에 관한 최초의 책 <건축심서>에서는 건축은 견고함, 아름다움, 그리고 기능성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지금도 이 조건은 여전히 유용하지만 현대건축은 이에 더해 건물이 서 있는 땅과 그곳을 지배하는 정신이 더해진다. 건축은 시간을 거치며 정신이 더해져 유형의 변화를 겪는다. 그래서 건축유형에는 시대정신이 스며있다고 할 수 있다. 시대정신을 담지 않은 건축은 단순한 복제물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건축에서 복고의 움직임은 끊임없이 일어났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서양건축의 흐름에서도 로마시대에는 그리스양식이, 르네상스 시대에는 그리스-로마양식이, 그리고 산업혁명 후에는 철구조를 활용한 복고가 유행했었다.
21세기에 이르러 과학기술의 발달과 재료의 풍부함으로 인해 무한 복제가 가능한 시대가 도래하자 복고가 유행했다. 콘크리트, 플라스틱 등 새로운 건축 재료가 등장하고 과학기술의 발달로 기존의 건축 재료 또한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이 가능해지자 시대를 망라한 복제 건축이 성행했다. 이른바 창조적 복원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건축의 변주가 이루어지는가 하면 이른바 보존이라는 이름으로 옛 건물이 고스란히 재현되기도 한다.
그러나 현대 건축의 주류는 여전히 르 코르브쥐에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기초한 모던건축이다. 이후 포스트모던, 해체주의로 이어지면서 건축의 흐름이 다소 변화하긴 했지만 모던 건축의 정신은 여전히 살아 있다. 모던건축이야말로 산업사회의 특성과 정신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2세기에는 어떤 건축이 유의미성을 가지고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건축이 시대정신을 반영한다고 볼 때 지금의 시대정신의 흐름을 보면 대강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근대 이래로 인간중심의 사상이 지배하다 21세기는 자연과 인간의 공존하는 방향으로 생각이 변화했듯이 22세기는 아마도 인간도 자연의 일부로 보는 정신이 주류를 이룰 것이다. 그렇다면 건축의 미래도 이와 같지 않을까?
장식을 거부하고 실용성을 강조한 근대건축 이래로 오늘의 건축물들은 다양한 변화의 과정을 거쳐 새롭게 탄생하고 있다. 현대건축의 흐름을 보면 미래건축의 모습이 보인다.
현대 건축은 장식을 거부하는 대신 표면을 중시한다. 건축물의 표면은 일종의 얼굴이다. 그 건축의 인상을 대표하기 때문이다. 표면의 색, 질감을 강조하는 것은 현대건축의 특징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