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리더의 탄생
리더는 사회적 선택 과정에 의해 탄생한다고 한다.
이는 자연선택과 비슷하다. 다만 자연선택은 특정한 형질이 생존과 번식을 결정하는데 반해 사회적 선택과정은 가장 성공한 사람들의 특성이 복제된다. 이러한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그 사회에서의 지배적 생산양식이다. 지금 성공적인 기업의 혁신가들, 즉 새로운 업무방식을 창조하는 기업가들이 새로운 리더로 부상하는 이유는 지금이 자본주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이전 사회에서는 성공한 농부들이 리더의 역할을 했다. 농부들은 오랫동안 그들이 터하고 있는 땅에서 조상 대대로 변하지 않는 노동방식을 고수하는 매우 보수적이고 독립심이 강한, 근면하고 성실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철 따라 반복되는 노동에 익숙해져 있고, 심고 가꾼 곡식이 자라고 열매 맺는 과정을 인내심 있게 바라볼 줄 알며, 동시에 숙명적이기도 한 자연재해와 질병, 그리고 시장가격의 변동과 같은 예측하기 어려운 재난에도 의연히 감내하는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관료나 중간 상인들의 농간에 놀아나는 일이 흔했기에 가까운 친척이나 가족만을 신뢰하는 경향이 강했다. 따라서 조상신과 같은 가부장적 종교에 의해 강화된 부권을 중심으로 굳게 결속해 있는 가족경제공동체에 속해 있었다. 그래서 마을의 중요한 결정은 대개가 마을 가장들의 합의에 의해 이루어졌고, 리더는 하나같이 이익을 위해 그들을 이용해 먹는 음흉한 족속이라고 해서 별로 신뢰하지 않았다.
그러나 가끔 예외가 있었다. 누군가가 자신의 땅을 위협하거나 마을에 기근이 들고 착취가 심해서 살기 힘들어지면 강력한 리더가 필요했고, 이들을 따라 때때로 봉기에 참여하기도 했다. 근래에 들어서는 마을을 개발하거나 관광지로 만들어 부자로 만들어 주겠다는 기업가가 등장하면 그들을 따르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이들은 학교를 세우고, 도로나 전기 등 마을을 현대화 하는데 농민들의 동참을 설득했고, 농민들은 이들을 따랐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농촌에서 유사하게 나타난다. 사람들이 리더를 따르는 이유는 이처럼 억압과 위협의 굴레로부터 해방시켜주거나 아니면 부자로 만들어 줄 때이다.
정보화시기 초기에는 굼뜬 관료사회에서 염증을 느끼는 과학기술자들을 자극할 수 있는 열정적인 프로젝트 리더가 필요했다. 이들은 승부사적 기질을 가진 사람들로서 경쟁과정을 통해 관료적 위계질서를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과학기술자들이 이들을 따랐는데, 그것은 이런 리더들이 도전을 자극하고 승부욕을 고취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고루한 경영자들은 이들을 정해진 시간도 없이 일하고 아무 옷이나 걸쳐 입는 별종, 다시 말해 좀 모자란 사람으로 취급했다. 그러나 80~90년대 소프트웨어혁명은 이런 돌연변이들 가운데 일부였던 빌 게이츠나 스티브잡스 같은 사람을 카리스마 넘치는 비젼적 리더로 탈바꿈시켰다.
이 새로운 리더들은 혁명적 제품을 중심으로 그들만의 컬트적 업무방식을 창조했다. 이 시기에는 생산양식의 진화도 이루어져서 다품종소량생산이 산업을 주도했다. 그에 따라 사회적 성격(가치관이나 방식)도 바뀌었다. 사람들은 규칙만 분명하고 목적이 의미 있기만 하면 어느 누구와도 편안하게 일할 수 있게 되었다. 이들은 소통하지 않는 둔감한 리더와는 일하기 싫어했다. 이러한 변화는 리더와 추종자들의 관계도 변화시켰다. 상사보다는 동료와의 연대의식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리더의 필요성에는 의문을 제기한다. 예전처럼 리더가 이끌어 주는 것이 아니라 동료로서 협력적인 공동체를 이루어주기를 바라며, 자신들을 이해해 주고 의미 있는 목표로 이끌 때만 따르게 되었다.
이처럼 과거의 리더십은 변화된 시대에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정보기술의 발달은 비젼을 제시하고 사회적 협력을 이끌어 내는 민주적 리더의 탄생을 원한다. 더 이상 관료적 리더십으로는 조직을 이끌 수 없다. 지식정보화 시대의 지식노동자들은 지시하는 리더보다는 협력적으로 소통하는 리더를 바란다. 나아가 자신을 이해해주고 존중해주는 리더를 따를 뿐이다.
조직의 리더가 되려는 사람이 명심해야 할 말이 있다.
“당신이 성공하는데 힘이 되어 줄 사람은 모두 당신과 같지 않다. 그들은 더 이상 과거의 리더십에 따르지 않는다. 그들을 자발적인 협력자로 만들기 위해서는 참여를 보장하고 일의 목적을 분명하게 납득시켜야 한다. 그런 다음 그들을 다양성을 이해하고 장점을 발휘할 수 있도록 알맞는 역할을 부여하면 존경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그 때만이 성공을 위한 당신의 길에 그들이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