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 종단연구 학술대회 '혁신학교 학교효과성 연구' 결과
혁신학교가 일반학교에 비해 낮은 학업성취도를 보이는 것에 대한 증거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5회 서울교육 종단연구 학술대회‘에서 한국항공대 양희원 연구원과 연세대 강유림 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서울형 혁신학교 시행이 학교효과성에 미치는 영향>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혁신학교와 일반학교의 배경 변수의 동등성을 확보하고 두 집단 간 학교효과성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혁신학교의 학교 만족도는 일반학교에 비해 높으나 학업성취도의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아울러 혁신학교 학생의 창의성 및 자아개념은 일반학교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이 경향성은 혁신학교 지정을 유지해도 변함이 없었다. 이에 따라 연구자들은 혁신학교 정책에 대한 효과성을 제고하고 정책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 연구 결과는 그동안 혁신학교가 학력저하를 가져온다는 일부의 주장이 근거가 없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동안 혁신학교의 학력저하에 대한 비판이 있었으나 정확한 근거가 제시된 예는 없었다. 학교 간 차이를 무시한 학업성취도 결과에 대한 단순 비교로 혁신학교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높다든가 아니면 놀이수업이나 체험학습을 많이 하기 때문에 학력이 저하된다는 주장이 있었을 뿐이다. 이를 근거로 일부 학교에서 단순히 학력저하를 우려하여 혁신학교 지정을 반대하는 일정한 흐름이 있어 왔다. 그러나 이 연구결과는 이러한 주장들을 뒤집는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 할 것이다.
이 날 토론자로 나온 안혜정 휘봉고 교사는 학교의 다차원적인 요인을 고려하는 최근의 학교효과성 연구의 경향을 반영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면서 유의미하게 드러난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으로 혁신학교 정책의 효과성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혁신학교 정책의 효과성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학생 요인뿐 아니라, 수업, 교육과정, 학교문화, 학교 운영시스템 등의 다양한 다차원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조언했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서울시교육청이 10년 동안 시행해 온 종단연구자료를 공개함으로써 이루어졌는데 혁신학교 여부가 학생들의 학교효과성에 유의미한 차이와 영향을 미쳤는지 경향 점수 분석을 수행한 결과다. 연구는 로지스트 희귀 분석 모형으로 모든 학교가 혁신학교에 속할 확률인 경향 점수 추정치를 산출하고 매칭을 통해 혁신학교 집단과 경향 점수가 동등한 일반학교 집단을 구성한 후 동등한 배경 변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매칭 된 학교에 재학한 학생 자료를 사용하여 학교효과성의 변화를 분석한 것이다. 이는 그동안 혁신학교 연구가 혁신학교와 일반학교의 학업성취 수준이나 사회경제적 배경 등 관련 영향요인을 통제하지 않은 채 결과만 가지고 단순 비교한 것에 비해서는 한 단계 발전한 연구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