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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니샘 Aug 21. 2019

학교폭력 구조적으로 이해하기

학교폭력에 대해 흔히 오해하는 면이 있다. 학교폭력은 심성이 좋지 않은 아이들이 저지르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조금만 더 심층적으로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학교폭력은 개인의 심성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구조적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인정받고 싶은 욕망, 또래에서 소외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판단을 흐리게 만든다.    

“집단 앞에서는 아이들의 도덕심과 개인적 책임감이 쪼그라드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함께 있을 때는 혼자 있을 때보다 남의 감정을 헤아리는 일에 둔감해진다.”  

아이들은 누군가를 집단으로 따돌릴 때 도덕적 마비 상태에 빠진다. 집단에 소속되면 책임 의식이나 타인에 대한 공감이 쉽게 사라지는 것이다.    

“아이들은 혼자 남겨지는 것을 무엇보다 두려워한다. 그들은 집단으로부터 인정받기 위해서 그 집단에 속한 다른 아이들이 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할 용의가 있다. 문제는 이것인데 나쁜 집단의 일부가 되는 것이 혼자 떨어져 점심을 먹는 것보다 낫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집단 폭력이 여기에서 비롯된다. 뒷담화, 툭툭 건드리기, 따돌리기, 가족 욕하기, 그리고 결국 사고로 이어지는 잔혹한 폭력 등…. 이 모든 행동의 배후에는 집단이 있다. 혼자라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이지만, 그들은 집단이라는 이유로 더 위험하고 상대방에게 굴욕감을 안겨주는 요구를 한다. 따라서 약자에 대한 괴롭힘을 예방하는 학교 차원의 정책들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것은 대부분 ‘방관자들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그들로 하여금 공격과 배제에 가담한 데 대한 도덕적인 책임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부정한 일을 직접 하지 않지만 다른 아이들이 괴롭히는 것을 지켜보면서 대리 흥분을 느끼고 침묵하는 다수에 대해 양심 행동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학교에서 동조심리를 이용한 ‘하지마!’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는데 좋은 효과를 내고 있다. 학교폭력을 목격했을 때 방관하는 것이 아니라 ‘안돼, 하지마, 그만해'라고 함께 큰소리로 외치는 것이다.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모든 것을 한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관계의 문제로 바라볼 때, 학교폭력을 해결할 방법이 생긴다. 왕따 아이들의 ‘짝’을 맺어주고, 배타적으로 되지 않도록 소속 동아리나 자리 배치를 바꿔 유동성을 강화하는 것이라든지, 인기 있는 친구와 함께할 수 있는 수행 과제를 내주고, 따돌림받는 아이를 잘 나가는 선배가 보호해주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들이 그것이다.     


사실 이러한 집단 괴롭힘이 아이들 세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인 사회의 크고 작은 집단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성인 사회에서는 좀 더 세련되고 교묘한 방식으로 진행되어 드러나 보이지 않을 뿐이다  


이미지출처 http://www.zliv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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