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온라인에서 제일 많이 하는 말이다. 더없이 흔한 말이지만 여기에는 비밀이 숨어있다. 세상에서 가장 몽글몽글한 단어, 행복. 이것이 나의 강박이다.
가장 불행했던 시기에 느꼈던 모든 감정을 부정당했다. 좌절하고 속상하고 우울한 것이 당연한 일을 겪으면서도 소리 내 울지를 못했다. 그러한 감정들은 마음에서 얼른 쫓아내고 긍정적인 감정으로 덮어야 한다는 강요를 당했다. 내가 당한 것이 가스라이팅이라는 알게 되었을 즈음에는 행복 강박이 이미 내 안 깊은 곳에 자리 잡은 뒤였다.
행복에 대한 갈망은 해가 갈수록 커졌다. 그래서 다시 불행을 맞닥뜨릴까 봐 미리 불안에 떨었다. 부정적인 감정은 뭐든 다루어 내기가 어려웠고, 정당한 이유가 있어도 그런 감정을 느낀다는 것 자체에 죄책감을 가졌다. 그래도 나는 행복하다고,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제때 처리하지 못한 감정들은 어느새 저 속에서부터 묵어서 썩은 내를 풍기고 있었다.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행복이 삶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그저 살아가기 위한 도구여야 한다고. 충격적이었다. 행복이 목적이 아니라고? 그럼 뭘 바라보며 살아야 한다는 거야?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아서 말이 되지 않는 말로 대충 덮어 두고 지나갔었다.
그런데 부정적인 감정에 제대로 직면한 내게 그렇게 덮어둔 말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점점 그 뜻이 이해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무언가 손에 잡아 쥐려고 하면 할수록 애달프기만 하다. 게다가 막상 그렇게도 원하던 그 무언가를 손에 넣은 순간 허무함에 빠져버린다. 그게 나에게는 행복이었다. 행복해야만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하지만 생각지 않은 순간에 무언가를 손에 넣게 되었을 때는 어떤가.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이 따르지 않을까. 행복한 날도, 우울한 날도, 즐거운 날도, 슬픈 날도 있겠지만 순간순간 느끼는 모든 감정들을 동등하게 어루만져 주면서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자유로울까 상상해 본다. 행복 강박으로부터의 해방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