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줄게

by 예인

타임머신을 타는 날이 진짜 오게 될 줄이야. 떨리는 심장을 주체할 수가 없다. 가만 보자. 어느 언제가 좋으려나. 미래가 더 궁금하기는 하지만 막상 미래에 가서 미리 겪고 오면 다시 돌아왔을 때 후유증이 클 것 같기도 하다. 미래의 모습이 좋으면 좋은 대로 현재에 만족하지 못할 것이고 나쁘면 불안에 떨며 지내겠지. 결심했다. 아쉬웠던 시간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타임머신의 문을 열고 내리니 주변이 낯설게 변해있다. 제대로 찾아온 것 같다. 나는 다시 중학교 2학년이 되었다. 내가 여기에 다시 돌아오고 싶었던 이유는 하나다. 가만히 꿈을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무슨 시도라도 해보고 싶었다. 그림과 글을 사랑하고 상상과 창작을 좋아했다. 우연히 나갔던 백일장에서 수상을 하여 예고 문예창작과 진학에 가산이 되는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예고에 가지 않았다. 아니, 가지 못했다. 예고는 양아치나 다니는 거라는 고지식한 부모님의 편견 때문이다. 부모가, 어른이, 사회가 그러면 그런 거라고 순응했던 아이는 반항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예쁜 꿈을 빼앗겼다.



엄마, 아빠에게 이야기할 게 있다며 식탁에 자리를 잡았다. 과거라면 없었을 일이지만 여기까지 시간을 거슬러 온 이상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 부모님을 마주하고 나의 의견을 내세우는 게 어색하고 무서워서 무릎 위에서 꽉 쥐며 용기를 냈다. 내가 글을 쓸 때 얼마나 즐거운지 말했다. 생계가 넉넉하지 않더라도 글 쓰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역시나 탐탁지 않은 표정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았다. 다음에 다시, 안되면 또 다음에 다시 말하면 되지. 그런 마음이었다. 곧 시간 여행이 끝나고 다시 돌아가면 무언가 바뀌어 있을까? 음. 이미 바뀐 것도 같다. 꿈을 이룰 수 있을지는 몰라도 지키려고 애를 써 봤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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