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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솔 Mar 09. 2020

오래된 문장이 건네는 안부

단상

책장에 꽂혀있는 책들을 바라본다. 칸칸이 정리된 기준은 에세이 혹은 소설 혹은 시집 혹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어린 왕자 혹은 장 자끄 상뻬의 삽화집 혹은 손이 가지 않는, 원해서 구입한 것은 아닌 도서들. 혹은 과월호 잡지. 무엇을 꺼내 읽을지 고민하다 시집을 꺼내 든다. 펼쳐본다. 시인의 말은 너무나도 응집된 문장으로 이뤄져 있어 감히 그 뜻을 헤아리기 어렵다. 그럼에도 너무나 아름다운 문장이구나, 싶다. 에세이 혹은 단상집 거기서 더 압축하고 꼭 짜서 물기를 빼면 그것이 시가 되는 걸까. 때로는 백 마디보다 나은 한 마디가 있다. 곱씹어야 하는 벅찬 구절이 있고 유명한 문학의 문장을 인용한 구절도 있고 작가의 생각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구절도 있다. 쉽게 쓰이지 않는 글로 인한 갈증을 이렇게 타인의 글을 보며 채운다.


오래된 문장이 건네는 안부를 이제야 수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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