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솔 May 10. 2023

잠이 오지 않는 새벽, 당신의 안부를 물어보아요

내내 안녕치 못한 밤을 보내셨을까요.

뒤척이다 끝내 선잠에 빠지지 못해 뜬 눈으로 허덕이다

겨우내 핸드폰을 들어 본 시계가 새벽 네 시 오십 분을 알릴 때 느껴지는 허망함을 저는 알아요.


두시가 넘어 겨우 눈을 감아보나 했는데 이상하리만치 잠이 오지 않던 긴 밤이 지나가고 있네요.

쉬이 잠들기를, 단 하나의 소망이 그저 숙면이기를 바라는 사람으로서 같이 안녕치 못한 긴 밤을 보내고 이 글을 읽을 그대에게 안부를 물어보아요.


보통날에 비해 조금 더 긴 하루가 시작되겠죠.

공복상태로 쓴 빈 속을 달래느라 지난밤 삶아두었던 감자 한 알을 배어 물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지금 제가 그러하듯이.


블라인드 틈새로 희고 선한 빛이 새어 나오며 고요했던 집 안의 새벽을 깨우고 있어요. 그 빛에 저는 무력함을 느낍니다. 정신은 너무도 멀쩡하지만 육신은 많이 지쳐있습니다. 깨어있음에도 누워서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밤의 장막은 걷혀가고 잠의 요정은 쉽사리 내게 다가오지 않아요. 오늘 하루도 건강하지 못하게 시작해보려 합니다. 그러나 아침에만 그럴 수도 있겠지요. 사무실에 출근해서 마시는 아메리카노 한 잔에 되려 더 말짱해진 정신으로 하루를 버티다가 집으로 돌아올 적에 그대로 쓰러져 긴 잠을 잘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꿈도 꾸지 않고 숙면에 빠져보고 싶어요.


잠에 들지 못해 깨어버린 새벽. 이 마음에 공감을 할 그대의 안부를 묻습니다. 내내 안녕치 못한 밤을 보내셨을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