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이직만 몇 번째
https://youtu.be/t1g_Ozetwy0?si=EDTh6wFkVTxdwVSo
얼마 전 뉴스에서 대기업에 입사한 신입사원이 3개월 만에 퇴사를 고민한다고 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서류와 1,2차에 나눠진 면접까지 통과하고 어렵게 입사했지만 입사 후 생각과 다른 환경에 아침에 일어나 출근증을 목에 거는 것조차 고통스럽다고 했다. 신입이지만 경력직만큼의 일 처리를 바라는 차가운 분위기도 괴롭다고 했다.
경중의 차이는 있겠지만 사실 회사는 대부분... 거지 같다. 제정신인가 싶은 미친 상사와 이게 맞나 싶은 비효율적인 일 처리, 세금을 떼고 나면 최저시급이 무색한 월급. 물론 대기업은 중소기업에 비해 급여와 복지 차이가 어마어마하니 그나마 좀 나은 환경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 직장인 중 대기업 종사자는 14%다. 그러니 나머지 86%는 급여와 복지마저 논하기 쉽지 않은 환경에서 일한다. 나는 대학을 졸업한 후 정부 출현기관에서 근무했고 이후 몇 군데의 공공기관과 사기업에서 일을 해왔다. 어쨌거나 다양한 환경에서 일해 본 나로서, 회사는 이래야 한다는 기준은 몇 가지가 있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연봉이 아무리 높아도 같이 일하는 상사나 동료가 말이 통하지 않는 미친 자라면 하루하루가 지옥이다. 다음은 일의 양에 비례한 급여를 지급하는가이며 그 외 소소하게는 출퇴근 거리, 회사 시설 같은 것들이 있다.
대부분 대기업에 입사할 것을 꿈꾸지만 어쨌거나 84%는 중소기업에 입사하게 되고 그 중소기업 중에서도 연봉과 복지가 하나도 내세울 것 없이 보잘것없다면, 사람이 좋던가 일이 편하던가 하는 명확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내일도 출근할 힘이 생긴다.
나는 2023년과 24년에 걸쳐 총 7군데의 회사에서 일을 했다. 대형 방송국, 문화 재단, 국비로 운영되는 협회 두 곳과 시설 협동조합, 외국계 상담 센터인데 그만둔 이유도 제각각이다. 최저시급도 안되는 급여에 매일 야근이라서, 상사가 본인이 했던 언행을 매번 부인해서, 입사 모집공고와 다르게 열악한 환경이라서 등등의 이유다. 물론 이직을 결정하기까지 쉽지 않았고 내가 이상한 사람인지 의심하며 수없이 자책하기도 했다.
수백 장의 이력서와 길고 긴 이직 생활에 지쳐갈 때쯤 적당히 조건이 맞는 곳에 입사해 반년 넘게 출근 중이지만 여기도 만족스러운 곳은 아니다. 급여도 작고 회사 시설도 열악해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일어나는 이유는 일이 편하기 때문이다. 그리 어렵지 않아서,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하는 상사도 없어서 매일 아침 6:30분이면 눈을 뜨고 7:30분이면 집을 나선다. 나는 언젠간 또 이직을 할 생각이다. 연봉을 높여가려면 어쩔 수 없다. 이 나이에도 여전히 내 발목을 잡는 토익점수, 그걸 얻고 나면 그땐 이직해야지 생각한다. 7:30분, 집을 나서며 오늘도 귀에 이어폰을 꽂았다. 오늘은 데이 29를 들을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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