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나주 화가 박태후부부가 40여 년 동안 조성한 12,000평 정원은 150여 종의 식물로 가득하다. 울타리와 구획은 헌 기왓장을 4단으로 쌓아 운치가 그만이다. 그는 원예농고를 졸업한 후 한국정원을 지향하는 자연정원을 꿈꿔왔다. 옛 국민학교시절의 마루로 거실을 꾸미고 헐어낸 한옥의 기둥과 서까래로 지붕을 이었다. 공간에 시간을 더해가면서 한눈에 그림과 글을 사랑하는 예술인임을 알 수 있다. 문인화가로서 지역문화 기여를 위한 강연도 활발한 듯했다.
독서와 글쓰기에 좋은 서재는 이층에 만들고 부부가 일궈낸 정원을 사방으로 돌아볼 수 있게 만들었다. 안주인을 위한 기도실외에도 12명이 거뜬히 앉을 긴 통나무 식탁은 '최후의 만찬장소'처럼 느껴졌다. 거실은 널찍하여 최근 부부가 배우기 시작한 라틴댄스를 위한 플로어(floor)로도 일품이다.
어느 겨울 흰 눈이 정원을 뒤덮은 때 손수 설계한 벽난로에 불을 넣으면 좋은 벗들과 함께 밤을 새울 듯 싶었다.
부부는 이제 프랑스의 화가 '모네'가 만든 '지베르니 정원'을 꿈꾼다. 부부가 쌓아 올린 기왓장 울타리, 4월의 어느 봄날 흙에 푹 꽂아 놓았던 가지가 이제는 한 아름이 된 은목서 나무, 물이 고여 만들어진 자연스러운 창포 연못, 방문객을 안내하는 진돗개 진순이. 등나무가 아치를 이룬 아름다운 주차장에서 장녀의 야외 결혼식도 치렀다.
관광객을 받기를 거절하는 그들만의 정원이 후대에도 보존되도록 화가는 재단법인을 구상 중이다. 40년 정든 곳을 동반자들과 일관성을 유지하고픈 바람이다. 300평 사유지를 인정하여 후손들도 거주하면서 미술관내에 서로의 개인 기록실을 마련할 계획이다. 훗날 이곳을 찾는 이들은 다음과 같은 문구를 읽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