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그리스트맨(The Angriest Man In Brooklyn)을 보았다. 영화 모임을 주관하는 <스페이스 라크> 조은영 교수 해설이 좋다. 늘 화가 치미는 주인공 헨리는 뇌동맥류로 90분 이내 죽는다는 선고를 받으면서 전개된다. 아들과 화해를 시도하면서 삶과 죽음을 되돌아보는 영화이다. 죽음을 선고받은 90분이 얼추 영화의 러닝타임과 같다. 죽음을 받아들이기까지 전형적인 다섯 단계 (그럴 리가 denial, 분노 anger, 바게닝 bargaining, 우울 depression, 받아들임 acceptance)를 보여준다.
브루클린 다리 위에서 물에 빠진다는 것. 침례교의 세례처럼 거듭난다는 은유를 사용했다. 홧김에 90분이라고 죽음의 시간을 선고한 담당 여의사에 의해 강물에서 건져진 헨리는 더 이상 화를 내지 않고 가족과도 화해하며 일주일 더 살았다. 해피엔딩은 아니다. 인생을 멀리 떨어져 바라보면 희극이라고 하지만, 빠른 배속으로 축약하면 비극이다.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도 3일간 사건으로 축약된 비극이다.
같은 류의 영화로 애프터 라이프(문 열고 들어가면 사후세계 림보가...)와 '에브리 맨'도 소개했다. 죽음을 기억하라는 메시지로 알려진 메멘토 모리는 거꾸로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일 수 있다는 말에 공감한다. 주연배우인 로빈 윌리엄스의 질병과 관련한 자살 뉴스가 겹쳐서인지 헨리역을 열연하는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집트인의 사후관에서 심장의 무게를 재는 장면을 보듯, 이승에서 기쁨을 느꼈는가? 기쁨을 주었는가? 에 답해야 한다. 마샤 메데이로스는 그의 시(詩)에서 습관의 노예가 된 사람, 같은 길만 다니는 사람, 일상 옷색깔이 변하지 않는 사람, 모르는 이에게 말 걸지 않는 사람을 <서서히 죽어가는 사람>이라고 했다.
화(禍)만 늘어가는 '분노의 시대'에 나이 듦도 한 몫하고 있다. 앵그리스트맨이 바로 내가 아니었나 침묵하게 되고, 건강진단에서 발견된 심장 대동맥류를 생각하게 한다. 즐기고 사랑하고 기뻐하라. 지나간 어제와 다가오지 않은 내일, 이틀 이외에는 언제든 화를 내지 않기로 바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