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우를 연상시키는 자세가 춤이 되었다.파소는 '걸음'을 도블레는 '두 배'를 뜻하며 결합된 파소도블레는 1974년 라틴댄스 5 종목 중 하나가 되었다. 골반을 아래로부터 끌어올리고 허리를 내민 동작에서 턱이 당겨지면 자세의 균형을 잡기 쉽다. 투우장의 황소와 대결장면이다. 여덟이라는 뜻의 프랑스어 휴트(Huit)는 빨간 망토로 황소의 돌진을 유인하며 망토의 한쪽 끝에서 피하는 좌우 8개의 카운트이다.
써플레이스(sur place)는 strong pressure on the floor를 특징으로 하는데, 발 뒤꿈치가 아닌 볼로 마루를 제자리에서 강하게 내딛는 동작이다. 황소가 뒷발로 모래를 쳐내는 것과 정반대이면서도 느낌이 흡사하다. 사선으로부터 빗겨 내디뎌 무릎을 보호해야 한다. 어팰(Appel)은 발바닥 전체로 마루를 딛고 왼팔을 밖으로 뻗는 오픈 프롬나드 포지션 자세이며, 행진 동작인 마치(march)는 무릎을 펴고 발뒤꿈치부터 디뎌 군인의 행진이다. 음악에 맞추어 분절하는 n카운트를 얼마나 빠르고 강하게 하느냐에 따라 절도 있는 춤이 된다.
예비동작인 써플레이스만으로도 파소도블레 음악에 긴박감이 가득하다. 제자리동작이므로 방향을 바꾸기 쉽고 후속 피겨를 여유 있게 준비할 수 있다. 그럼에도 파소도블레의 당당하고 화려한 퍼포먼스를 흉내 내려다 춤꾼들도 무대에 나서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런던 댄스학원을 방문해 레슨을 받아본 적이 있다. 한눈에 시골농부처럼 보이는 부부가 파소도블레 레슨을 받는데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추는 것을 보았다. 마을 행사를 위해 공연준비를 하는 중이었다. 16세기 몽테뉴의 수필집 파소도블레에서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듯 파소도블레는 '자유로운 시도'라는 뜻이기도 하다.
프롬나드는 LOD(line of dance)를 따라 전진하는 피겨로 탱고의 트위스트 턴처럼 파트너를 막아서며 아웃사이드로 리드하는 중요한 동작이다. 제7보 오른발을 벌리면 프롬나드, 오른발을 모으면 식스틴( sixteen), 전진하면 라파세등 다양하게 후속피겨로 이어진다. 써플레이스와 샷세 투 레프트, Huit, 프롬나드, 트위스트 턴의 반복만으로도 파소도블레 춤을 즐길 수 있다. 모든 춤이 그러하듯 기본동작만으로도 파트너를 바르게 리드하면즐거운춤이 된다.남자는 춤의 진행방향을 결정하는 운전자로서 후진하는 여성파트너에게 안전하고 신뢰할만한 피겨를 전달할 의무가 있다.
파소도블레에서 댄스 방향에 대한 용어를 다시 생각해 본다. 벽사(diagnoal wall)는 비스듬히 벽을 향하는 것을 말한다. 왈츠와 탱고를 출 때는 일반적으로 벽사방향이다. LOD(line of dance)는 플로어에서 춤이 진행되는 선이다. 그 라인을 따라 원무를 추어야 흐름에 역행하지 않는다. 중앙사는 홀의 중앙을 향한다는 의미이고 DC(diagnoral center)로 표기한다. 파소도블레는 직각으로 벽을 향해 출발하여 춤을 시작하고 진행을 위해서는 써플레이스동작으로 LOD를 향하고, 코너에서 새로운 LOD를 따른다. 파소도블레의 피겨구성을 통해 춤의 댄스방향에 대한 정의를 잘 이해하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