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커힐 호텔
https://youtu.be/ogg3UeGYX4c?si=mpH6BZdxCGu8s2qc
꼭 1년 전 파티 준비에 여념이 없던 시절이 금세 추억이 되었다. 당시 클럽 회장직을 맡고 마지막으로 치르는 빅 파티였다. 송년파티는 특급호텔에서 게스트를 초청하며 성대하게 마무리한다. 오프닝과 프로선수 시범에 비중을 두어왔다. 특히 30주년 송년 공연기획은 집행부의 명예요 클럽의 자부심이기도 하여 중압감에 빠져든다. 식상하지 않을 산뜻한 오프닝을 고민하던 참이었다. 아코디언을 넣고 아르헨티나 탱고로 오프닝을 기획하면서 집행부 임원들 공감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 춤이 메인인 무대에서 성악이나 악기로는 역부족인 경우가 많았다며 반대의견도 거세다. 러시아인 아코디언에 아르헨티나 원주민 탱고, 플라멩코 팀까지 나의 기획 의도는 가보지 않은 길이요 모험이었다. 년 전 유심히 보아온 러시아인 알렉산더의 아코디언 기량을 집행부에서 나만 잘 알고 있을 뿐이다. 아코디언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과, 아르헨티나인 탱고커플의 기량도 알려진 바가 없으니 일견 당연하다. 그들의 공연실적을 영상으로 보고 확신을 위해 평택까지 찾아가 주한미군사령부에서 열린 실제 공연에도 참관했다. 예수님 못 박힌 자국을 보고야 믿는 토마스처럼 살 수밖에 없는 나는, 과거 삼성의 직장에서도 그랬듯 이번 공연에서도 한 치의 실수도 있어서는 안 되었다.
우리나라 국가대표 스포츠댄스 선수 시범공연도 훌륭했다. K- 한류 선수들의 기량은 자랑할 만하였다. 또한 플라멩코팀의 군무도 호평을 받았다. 이미 K-Pop 한류의 격이 한껏 높아진 데다가 댄스스포츠 같은 역동성에서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더욱 느낄 수 있었다. 성공한 멋진 파티로 평가를 받았지만 비디오 영상으로 반추할 뿐 그것으로 끝이었다. 타이트한 예산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준 공연자들과 무대 준비 스태프들을 생각하면, 그분들을 별도로 초대해 감사의 말을 조금이라도 표현해드리고 싶을 정도이다. 감사의 마음을 충분히 전하지 못한 생각에 미안함이 남아있다.
값어치라는 것은 묘한 구석이 있는 마법 같다. 거래의 기술은 윈윈(Win Win)이라 하던가? 정당한 값이 지불되지 않으면 어느 한 편의 기울어진 마음은 계속 불편한 법이다. 예산 운용을 예술처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멋있을까. 모든 일에는 혼과 열정이 담겨야, 결과로써 감동의 제 맛이 난다. 예산이 남아돌거나 징징대거나 진정한 성과는 돈 자체에 있지 않다. 예산 집행자는 알지만 공연자들에게 내색도 않았다. 여하튼 자신의 공연순간에는 최선을 다했던 프로들이었다. 기획을 책임진 회장으로서 그들에게 못다 표현한 감사와 존경을 전하고 싶을 뿐이다.
어김없이 또 한 해가 저물어 간다. 낮이 성큼 짧아졌고 밤이 길어지면 11월 위령의 달이 시작된다. 돌아가신 분들 얼굴이 떠오르며 먼저 간 친구들도 순서 없이 보인다. [오늘은 네가, 내일은 내가] 묘비명처럼 쓸쓸한 영혼들이 내 몸에 착 감기기 시작하는 듯하다. 입동(25.11.7)이 지나면서 새벽미사 오고 가는 몸이 냉랭한 한기를 느낀다. 동네 한의원에서는 입동 이후에는 새벽부터 침을 맞으러 오는 일도 피하기를 권한다. 살아있는 이도 죽은 이도 허전하고 외롭다. 아직 겨울이 깊어지지 않았기에 저승과 이승사이에서 서로를 더 애틋해하는가 보다. 곧 크리스마스 성탄을 맞을 것이다. 송년회 계절이 다가오면서 지난해 워커힐호텔에서 개최한 파라클럽댄스파티를 회상한다. 전통을 지켜가며 품격을 살리는데 진심인 부부댄스클럽의 자존심을 지킨다며 임기를 마쳤다. 보람 있고 뿌듯했지만 사람의 취향과 현실사이에 괴리감도 실감했다. 회장을 맡으면서 역시 여러 가지 구상괴 준비를 하게 된 것은 잘한 일이었다. 인생이라는 무대 위에서 연극을 제대로 한 것 같았다. 홍보를 위해 갤러리에서도 댄스를 시연하고 영상을 촬영하여 소통했다. 댄스에세이도 발간해 배포해 본 과정이 살아있다는 증거였다. 임기동안 참여와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하며 파티안내문을 띄운다. 금년 12.21 워커홀에서 있을 송년 댄스파티 안내이다.
2025 송년 파라클럽 댄스파티에 초대합니다~
25.12.21 오후 5시-9시
W호텔 워커홀.
블랙 보타이 & 이브닝드레스
주소를 알려주시면 초청장을 발송해 드립니다.
여러분의 너그러운 마음을 모든 사람이 알 수 있게 하십시오(필리피 4장 5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