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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만 Jan 18. 2024

룸바차차 : 지가재가 흡 원!

Back To The Basic!

 라틴댄스 학원 원장의 레슨을 1대 1로 받는다. 아내와 함께 받던 때와 다르다. 나 홀로 받는 레슨인 만큼 평소 궁금하던 질문을 할 수 있지만, 전문가에게 맡기기로 했다. 굳이 피겨를 배우고자 진도를 나갈 일도 아니다. 룸바에서 박자를 서로 못 맞추는 애로를 귀띔은 해두었다. 원장은 베이식을 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다 아는 내용인데 하면서도 그가 하자는 대로 맡긴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박자 : '쿵'하는 중후한 카운트가  원1이다. 원1을 듣고 투2 쓰리3를 흘려보내 멜로디인  4 카운트에서 춤이 시작된다. '쿵'에 현혹되어서는 왕왕 박자를 맞추는 이유이다. 손으로 전달되는 팽팽한 긴장으로 리드를 주고받는 예민한 포인트가 있다. 파트너와 박자감이 다르면 춤이 아닌 것이 되어 허망한 일이다.

 2) 균형 : 한발 축으로 서는 것부터 배운다. 외다리로 꼿꼿하게 서있기 쉽지 않다. 라틴자세로서 상체가 앞으로 쏠릴 만큼 훠워드 되어야 하는 이유와 과정도 알았다. 숨을 '흡'하고 들이마시면 등까지 긴장되고 훠워드 자세가 나온다. 거울을 보니 자세가 완연히 달라졌다. 뒤로 젖혀진 틀린 자세는 호흡을 풀고 배를 내버려 둔 결과였다. 그때마다 나의 배와 골반을 쿡쿡 찔러댔다. 마음먹고 나의 자세를 교정하려는 원장의 속마음까지 느껴졌다. 한마디로 '춤은 호흡인가' 싶었다.

 3) 템포 : 4박자를 3박자로 추라는 말은 들었는  투쓰리를 한 박자로 보낼 만큼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는 것도 새삼 알았다. 아는 만큼 보인다더니 춤의 경지는 끝도 없다. 투쓰리카운트에 맞춰 발부터 보내 체중을 싣고 난 후 골반을 보낼 수 있을 만큼 밀어낸다. 룸바는 골반으로 추는 춤이다. 빈약한 골반일수록  치도 얼버무려서  일은 아니었다.

 훠4 카운트에서 '흡'하고 숨을 멈추어 몸을 끌어올린다. 골반을 밀고 원카운트로 이어진다. 이해가 된 것을 확인한 원장은 호흡과 훠워드 자세를 점검하기 위해 나의 배 등 발을 점검하면서 플로어 끝에서 반대편까지 몰고 갔다. 투쓰리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곳에서는 '지가재가'라고 읊조리고 훠에서는 '흡'을 외쳤다. 호흡을 들이마시면 상체가 천장까지 늘려졌다. 묵직한 북소리 원1 카운트까지 반복이다. '지가재가 흡 원'이 '투쓰리 훠 '보다 실감 났다. 뒤로 후진할때는 다시 엉성해지는 것을 느꼈다. '흡'하고 호흡을 멈추어도 잡아두지 못하면 깔끔한 표현이 안되었는지 '잡아!'하고 외치며 다음 동작인 세틀에는 '넘겨' 라며 구호로 피겨의 선명도가 높아졌다.

 댄스는 몸의 대화이다. 박자를 제 카운트에 놓지 못하면 대화가 끊어지듯 몸도 긴장감을 놓친다. 춤을 배우면서 바른 자세를 만들 때 보람이 크다. 댄스에서 겉으로 보이지 않는 코어 근육들이 사용되면 한 곡의 춤에서도 땀이 날 정도이다. 쉬워 보이던 베이식을 한층 업그레이드하게 된 소중한 레슨이었다. 역시 백 투 더 베이식(Back to the Basic)이다. 기본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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