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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만 Jan 19. 2024

당김음(音) Syncopated

 댄스에서 발을 바꾸어야 하는 때 필요한 동작이면서 리듬을 빠르게 타는 피겨가 씽코페티드이다. 씽코페티드(syncopated)의 사전적 의미는 '박자에 강한 리듬이 없는 것'을 의미한다. 댄서의 관점에서 음악의 박자보다 더 많은 걸음을 걷는다. 왈츠의 Promenade chasse - 1, 2 & 3  Cha cha - 2, 3, 4 & 1  Jive - 1, 2, 3 a4 , 5 a6  Samba - 1 a2 , 3 a4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당김음에서 화려함이 나온다. 러닝휘니쉬를 3개의 발로 하지만 씽코페티드 러닝 휘니쉬는 4개의 발이 사용된다. 1n 2 3 로 카운트된다. n에도 나의 발이 필요하다. 한 카운트 내에서 재빠르게 발을 바꾸는 셈이다.

 본래 무겁게 밀어내는 제1보 왈츠는 검은 밤 바다 위를 소리도 없이 출항하는 크루즈 선박처럼  중후하게 미끄러지듯 출발한다. 나비처럼 가볍게 날아가는 씽코페티드 동작을 위해서는 발을 스트롱(strong)하게 잡아 둘 수도 없다.

 발 빠른 n카운트는 중급이상의 동작으로 왈츠의 완급(緩急)에 변화를 다. 퀵 오픈 리버스턴도 1n 2 3로 퀵(Quick)이라는 용어 속에 n 카운트의 재빠른 발이 필요하다.  바운스 폴어웨이에서 이어지는 텀블턴같은 피겨에서는(1 2n 3n) 2개의 씽코페티드로 회전량이 많다.

 반면에 파동 같은 왈츠 본래의 매력을 충분히 표현하는 데에는 오리지널 1 2 3의 깊은 내공의 베이식이 단단해야 한다. 파동과 씽코페티드의 조화로 왈츠의 재미를 높이는 것을 보면 인생의 굴곡과 완급을 바라보는 것 같다.

 왈츠를 추다 보면 다른 종목들보다 많은 커플이 플로어에 있다는 것을 안다. 왈츠는 춤의 기본이고 체인징파트너에도 무난하기 때문이다. 댄스 진행방향이 정체되어 있으면  호버코르테로 전진을 멈추고 제자리에서 머물거나 백 휘스크로 일보 후퇴하였다가 라이트 윙 샤세로 전진한다면 끊기지 않고도 춤을 추는 셈이다.

 스핀턴은 남성의 전진과 진행 속에 회전동작이다. 비슷한 회전이면서도 임피턴스 턴은 남성이 힐턴으로 두 발을 모으며 회전하게 되어 비좁은 공간에서도 다른 커플과의 충돌을 예방하기에 적당하다. 공간에 맞게 후속피겨를 응용하며 파트너를 리드하는 댄서는 예술가의 경지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남성의 변화무쌍한 리드를 읽어내는 여성파트너 또한 뛰어난 기량의 보유자이다.

 파쏘도블레의 세퍼레이션에도 싱코페티드가 있다. 공격하는 중에도 사뿐사뿐 뒷걸음치며 퇴각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피겨라고 볼 수 있다. 어택(Attack)은 투우사가 휘어진 자세로 황소를 향해 공격해 들어가는 여유 있는 모습이다. 이어 빨간 망토로 황소가 원을 그리게 유도하는 그랜드 서클에서는 남성의 자신감을 느낄 수 있다. 강약을 조절하는 씽코페티드처럼 인생에도 양보와 부드러움으로 밀고 당김이 있어야 지루하지 않고 사는 맛이 난다. 발을 바꾸는 요령을 이해하는 데에 오래 걸리기는 했지만, 댄스 용어의 뜻을 음미하면 춤은 물론이고 인생항로에서도 영감(靈感)을 체득하게 된다.

André Rieu - The Second Waltz (Shostakovich)

https://www.youtube.com/watch?v=vauo4o-ExoY&list=PLqLoCgGFK9R3tFFf56-MpSj0JzQlEocoF&index=1&pp=iAQB8A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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