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받을 곳 없는 육아

그래도 감사함으로 버티는 이유

by 그래용

육아에서 양가 부모님의 도움 없이 부부가 오롯이 감당하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현시점에서 나는 철저하게 안사람 노릇을 하고, 남편은 바깥사람 노릇을 한다. 나의 독박육아에 맞먹게 남편의 독박벌이도 만만치 않다. 어깨가 축 늘어져 들어오는 남편의 모습을 보면 육아가 힘들었다는 말이 쏙 들어간다.

미성숙함으로 나의 육아와 남편의 노동을 견주었던 지난날들을 생각하면 그만한 어리석음이 없었다. 그저 수고했다고 서로에게 말해주면 되는 것을 누가 더 힘드네마네 많이도 투닥거렸다. 지나친 자기 연민이 영혼을 피폐하게 만든 결과였다.

분주하고 고단한 30대, 40대를 보내고 있음에 감사하고, 아이들을 보며 다시 에너지를 낼 수 있음에 감사하고, 둘이서 힘을 합쳐 아이들을 잘 키워내고 있음에 감사하면 되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도움 받을 수 없는 서러움을 삼키며 어쩌면 서로 전적으로 의지하는 법을 알게 되는 것 같다. 물리적 거리 때문에 양가에서 진짜 독립을 하게 된 것이 축복일 수 있겠다. 에너지가 한 톨도 남지 않는 지금의 하루하루가 언젠간 그리워질 날이 분명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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