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친구가 많은 편이었다. 동갑이거나 나이가 나보다 많거나 혹은 적거나 두루두루 사귀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그래서 결혼 전엔 일주일에 두세 번은 친구들과의 만남이 있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긴 후엔 친구들과의 연을 잇는 게 쉽지 않았다. 결혼하자마자 외국 생활에 이어 지방 거주를 하게 되면서 대면해 만나는 친구들이 대거 정리됐고, 육아하며 아이들을 누군가에게 맡길 수 없는 환경이었으니 내 주변은 거르고 걸러져 소수만 남았다.
아쉽기도 했지만 한 켠으론 진짜 친밀했던 사람들만 남게 돼 인간관계의 정리가 반가웠다. 아이를 키우면서는 아이들에게 쏟고 남은 에너지가 별로 없어 편치 않은 사람과 굳이 관계 맺을 수도 없었다.
평균적으로 지인 150명을 던바의 수라고 한다는데 육아를 하는 중엔 남자건 여자건 가정을 이뤄 어린 아이를 키우게 되면 대폭 축소되는 듯 하다. 이런 과정의 변화가 아직은 적응이 덜 돼 조금 애석하기도 한데 아이 친구들을 통해 맺어지는 새로운 관계로 빈틈이 메워지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대로 이 또한 적응하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