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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nda 린다 Aug 22. 2020

손에 땀을 쥐게한 꽁초투기 신고기

오늘 오전 차안에서 열심히 자는 아기 얼굴에 부채질을 하는 중이었다. 남편이 아주 긴박한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새근새근 자는 아기가 깰까봐 한껏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남편은 우리 차앞을 가리켰다. 이유인 즉, 앞의 차가 곧 담배꽁초를 투기할 것 같으니 신고를 하자는 것이었다.


담배가 기호식품인 것은 알지만 아이를 낳고나서 흡연가의 흡연권보다는 비흡연가의 혐연권에 대해 더 마음이 와닿았다. 일명 길빵의 흡연가를 볼때면, 특히 바람 부는 거리가 재떨이인냥 담배재를 터는 모습을 볼 때, 또 그들의 아무렇지도 않은 꽁초 투기와 함께 침 투척은 눈쌀을 찌뿌려지는 것을 넘어서 잡아 한마디 하고싶었다. 의도치않은 공기중 비말을 피해 마스크도 쓰고 사는 코로나 시대에 대놓고 투척하는 타액은 왠말인가?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부끄러운 것도 모른다는 것이 문제다. 아이를 안고 작은 내 눈을 똥그랗게 뜨고 쳐다보는 가운데도 안하무인이다. 아직 이정도의 시민의식이라는 게 안타깝고 슬플뿐이다.


유독 이 흡연 문화에서는, (이타적인 것 까지 바라지않아도) 인간의 탈로 응당 있을 타인감수성도 부족한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문제의식을 티안내고 불평하던 나지만 아기를 낳고는 달라졌다. 아파트 단지안에서 담배와 침을 상습적으로 투척하는 곳에서는 아파트 관리소에 매번 신고를 했다. 덕분에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 앞 상습 투기 장소에 안내판이 설치되기도 했다. 흡연자 입장에서 번듯한 흡연장소가 없어 서운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볼때 흡연의 피해를 보지않을 일반 시민 그리고 아이들의 권리 보호가 훨씬 더 크다고 본다.


이런 우리 부부의 울화를 오늘 도로위에서 다시 만난게다. 남편이 창문밖으로 흡연하는 차 뒤로 따라가자 나는 핸드폰 녹화 기능을 켰다. 분명히 투기를 할 걸로 보인다며 남편은 놓치지말것을 강조했다.

이게 뭐라고 무진장 긴장이 됐다. 1분이 지났을때 남편이 다시 촬영을 하라고 이야기해서 끊으려는 찰나, 그때였다. 드디어 투기를 한 것이다. 아뿔사! 남편의 중단 지시로 이미 나는 녹화중단을 한 상태였다. 이렇게 놓치는 구나 아쉬워하며 녹화본을 천천히 보는 그때였다. 투기 장면이 마지막 2초에 잡혔던 것! 유레카를 외쳤다.


아주 선명하게 튀어나와 버려지는 담배꽁초! 나는 부리나케 온라인 신고 방법을 검색했다. 역시 나라일이 그러하듯 검색최적화가 되어있지않아 한참을 찾아헤맸다. 유선상 문의를 해서 겨우 찾은 경찰청 스마트제보 앱으로 친절한 마크까지 해서 신고를 마쳤다. 남편과 나는 하이파이브로 자축했다.


도로 위 담배꽁초 투기는 생각보다 위험하고 뒤차로 들어와 충분히 화재나 사고를 유발하는 것인데도 안일한 흡연 운전자들이 많은 것 같다. 아이를 낳고 나니 이런게 더 잘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하아 코로나블루로 가뜩이나 걱정가득인 요즘인데, 다들 안전감수성을 좀 키워가면 어떨까. 하아, 나부터도 잘해야지- 내가 늘 울 아파트까페에 올리는 글에 쓰는 말이다. 여러분, 우리 아이들에게는 제발 사랑만 줍시다! 담배연기 꽁초 침 말고요-!! 부탁합니다!!


단지안 얼집 앞 상습 꽁초투기 지역- 하루 한번 신고해서 얻어낸 경고문구! 덕분에 줄어서 칭찬 마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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