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몇 번씩 아이들의 고막에 체온계를 댄다
삐- 소리와 함께 숫자가 뜨면 나는 숫자를 보고 안심하거나 긴장한다.
오늘 아침엔 1학년 나윤이가 달려왔다.
“선생님 저 너무 숨이 차요. 열나는 것 같아요. 화끈 거리고요.”
동그란 눈에 보이는 불안한 눈동자. 약간 벌어진 입. 어쩌지 못하는 고사리 손.
체온은 36.6도. 아무 이상이 없는 정상 체온.
나는 숫자를 보고 안심한다.
하지만 퍼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아이의 마음속 온도는 몇 도 일까?
체온계에 뜬 숫자는 우리에게 괜찮다고 말하지만 아이의 마음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나는 살며시 나윤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내렸다.
“괜찮아 나윤아. 우리 수업시간 전까지 조금만 쉬었다 갈까?”
보건실 이불을 잘 펴주고 조용한 음악을 틀어주었다.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아이는 숨소리를 가다듬고 한결 편안한 표정으로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 채 누워 있었다.
정말 가끔은 체온계가 미처 다 말해주지 않는 게 있다.
아이의 숨결, 표정, 그 작은 세상에서 가끔 벅차서 “좀 쉬고 싶어요.”라는 눈빛.
보건실에서 쓰는 여러 의료기기 중 진짜 중요한 건 가끔은 기계가 아니라 아이의 심정을 읽어내는 나의 눈빛과 마음이라는 걸 다시 느낀다.
나는 매일 아이들의 체온을 재지만, 사실은 그 아이가 견뎌내고 있는 하루의 무게를 재고 있는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