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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nn Dec 30. 2015

연말...을 바라보는 시선

크리스마스, 연말이 되면 들뜬다


우리집 풍속중 하나는

일요일 아침은 꼭 모두 같이 먹는다

(일요일은 좀...자고싶다고...)

또 거대한 파티는 아니지만 생일날은 외식하고 가족끼리 케잌커팅을 한다

20대에는 그게 너무 싫었다

생일날 친구들과 불타는 밤을 보내고도 싶고

애인과 여행을 떠나고도 싶었지만

엄마는 강경했고 늘 생일 당일은 집에서 조촐히 보냈다


그래도 크리스마스나 연말은 반드시 기어나갔다

거리에서 밤을 불태우기도 하고

공연장에서 방방 뛰기도 했으며

스키장에서 날아다니기도 했다

내 20대에는 내가 세상의 중심이었다


얼마전 퇴근길에 엄마 전화를 받고 부랴부랴 엄마를 병원에 데려다드렸다

가벼운 몸살이었지만

갑자기 훅 하고 엄마가 늙어버린 기분이었다


신문에 6살 꼬마어린이가 할머니랑 둘이사는데 크리스마스 선물은 기대도 못한다는 기사가 있었다

그 어린 어린이들이 가난에 떨며 끼니걱정을 하고 있다니 불끈 싼타가 되어주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


올해는

갑자기 주위에 소외된 사람들

오늘이 힘겹고 외로운 사람들이 마음을 적신다


갑자기 홀로 외롭게 연말을 보낼 우리 엄마부터 걱정이 됐다

엄마 우리 31일에 뭐할까??

나 송년회간다 밥 챙겨먹어라~


갑자기 당황스럽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한 이 미묘한 감정...

엄마에게 친구가 있어 정말 다행이다

나야말로 쓸쓸한 연말 무얼 할꺼냐....


여하튼,

나이들어감은

주위를 돌아보게 된다는 것

나보다 어려운 사람에게 마음을 쏟을 수 있는 온정이 생긴다는 것

서서히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아간다는 것

프랍하 b.


나의 시선이 앞에서 아래로 조금 내려갔다는건

세상앞에 나도 모르게 익어가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Ps. 늘 새해에 해야할 일을 적곤 했는데...

점점 그러지 않고 있다... 대신 지난해를 조용히 생각해본다

치열했던 시간들을 보낸 나를 다독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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