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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nn Jan 11. 2016

오늘 우리의 수다의 중점은...

몇달전 좋은 와인이 선물들어왔다

주변에 술 좋아하는 친구를 섭외하여

시음하기위해 날을 고르고 고르다 급작스럽게

오늘 만났다

Ji hyuk kim


그동안 밀렸던 이야기들을 쏟아내며

와인을 따고

얼마나 좋은와인인가를 두고 서로 검색하며 즐거워 했다

한친구는 갑자기 대학원에 붙었다고 공부를 하겠노라 선언했고,

한친구는 그동안 쉼없이 달려온 나를위해 휴직하겠노라 선언했다

그렇게 현재의 삶과 미래의 나를 위해

나는 지금 무얼하고 있으며

인생의 가치를 어디다 두고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하는가를 시끄럽게 재잘거렸다


한친구가 '난 결혼하면 안되는 사람이었어' 하며 자신의 성향을 이런저런 비유와 자료들로 분석하여 이야기 하였고,

또 한친구는 자신의 삶을 이쪽저쪽 비교하며 지난날의 꿈과 현재 자신의 발목을잡고 있는 환경을 하소연하며 '난 결혼하면 안되는사람이었어' 하고 결론을 내렸다.

우린 모두 허탈하고 어이없고 황당하며 우습다는 웃음을 지었고,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했다.

우린 오늘 처음 만난 사이도 아니며

굳이 설명안해도 낱낱이 아는 사이인데도 말이다 ..


끊임 없는 부가설명과 넋두리들...

갑자기 훅 하고 머리를 치고 지나가는 생각

줄곧 입으로 "나를 온전히 알아야 내가 저지르는 일들을 감내할 수 있다"라고 주장하면서

나를 깨닫는 과정은

너무나 얕고 우스운 과정들이 즐비해 있었다

점을치고, 사주가 어떻고, 어떤 예언가가 그랬으며,살아온 내 기억이 어땠으며,꿈자리에, 우리엄마, 황금알까지 나왔다


무언가 잡히지 않고 겉도는 건  그것이었다

치열하고 저돌적으로 내속에 나를 봐야했다

어려운 순간에 내 모습을 봐야했고

남에게 대하는 나의 모습을 알아야했다

그런 모든것이 합쳐져도 나를 온전히 알기는 참으로 힘들다

어쩌면 스치는 사람이 느끼는 순간적 인상이 더 '진짜 나' 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미 그 과정들이 힘들었음을 아는 것일까?

그렇게 살기에 넋빠지게 버거운 삶이라 나자신까지 돌아보지 못함일까?

그런 무거움에 숨이 막혀 가볍게 웃고싶음일까??


온종일 자신에대해 집이 떠나가라 수다를 떨고 웃고 눈물을 찔끔거리고 헤어졌지만

진짜 자신은 블루홀에 숨어 있던건 아닐까 싶다

우리가 서로 만난건

작은새처럼 서로 부비고 같이 날아오르고 의미없이 지저귀어도 좋은 온정의 모습때문이 아닐까?

내가 너에게 말하고 싶었던건...

'내'가 아니라

그냥, 너와 함께여서 좋다는 '이순간' 이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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