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스산하게 분다
쓰레기 버리러 나왔다가
하늘에 물든 노을 조각에
눈물이 왈칵 쏟아질 뻔 했다
시원한 밤바람을 쐬며 공원을 걸었다
답답한 속안의 그 무엇을 와락 뱉어내고 싶었다
행복해보이는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의 웃음들
나에게만 세상은 어려운 건가보다
바람에 나무들이 울고있다
흐릿한 밤하늘에 금방이라도 눈물을 흩뿌릴듯
나무들이 소란스럽게 허둥댄다
바람한가운데서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아
기어코 눈물이 났다
난...하루종일 입에 노래를 달고 다니던 소녀였는데
누가 가져간걸까
나의 노래와 웃음은
바람이 노래 부른다
툭툭 쏟아지는 빗방울이 박자를 맞춘다
내 가슴은 그 리듬에 맞춰 소리없는 울음을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