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를 때
해야만 하지만 하기 싫은 공부를 하라
몇 년째
자격증 공부를 하다가 말다가
또 하다가 포기했다가 하던 걸
다시 집어 들었다
어제까지
세상 하고 싶은 게 없던 나는
책을 피면
해야 할 것들이 생각나고
하고 싶어 지는 일 들이 생기고
이상하게 놀자는 사람도 많아지며
무료하던 시간이 사라지고 시간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갑자기 빈틈없이 바빠지는 나를 발견한다
단지
하기 싫은 공부를 시작했을 뿐인데
그래서
학생 때 공부하기 싫어
하고 싶은 게 많았었나 보다
그 작은 짬시간에 하던
수많은 일탈들이 짜릿했었나
몰래 먹던 떡볶이가 그리 맛있었고
몰래한 연애는 미완성이라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
몰래 도망쳐 놀던 그 시간은 우정으로 뭉쳐지고
몰래한 그 무엇들은 아련하게 가슴에 남는다
무료할 땐
나를 묶어놔야 하나보다
그러면
반대로
하고 싶은 거 보고 싶은 거 만나고 싶은 거
숨은 욕구들이 분출을 한다
한 시간째
책은 펴고
다른 일로 바쁜 나를 보며
활력소를 찾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군
하는 깨달음을 얻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