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잘 흐르고 있는 우리 일상

오늘도 우리는 잘 지내고 있다는, 아주 작은 확신에 대해.

by 봄바라기

갑작스럽게 다가온 추위에 정신없는 아침을 보내고, 오랜만에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이번 주는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를 만큼 빠르게 흘러갔다.

조금은 이르지만 가족과 함께 겨울여행을 다녀오고, 또 여행에서 돌아와서는 나보다 다른 사람의 말에 마음이 몇 번씩이나 흔들리는 일들도 있었다. 그렇게 생각을 정리할 틈이 없이 잠시 멈춰버린 날들이었다.


참 이상한 게, 쉬는 시간엔 오히려 더 많은 생각들이 밀려온다.

그 사이에서 한참을 헤매다가, 이렇게 글을 쓰는 지금에서야 조금은 제자리로 돌아온 느낌이다.

오늘은 그동안 못 적어놓았던 마음의 자리를 천천히 정리해보고 싶다.

나를 다시 쓰기 위한 이야기가 어떤 흐름으로 나올까, 괜히 살짝 들뜬 마음과 함께.


나의 글은 잠시 멈춰 있었지만,

나의 일상은 쉼 없이 계속되고 있었다.






"아이와 함께한 2박 3일의 겨울여행"

작년에도 갔던 곳이지만, 아이와 함께 떠난 이른 겨울여행은 올해도 우리 가족에게 행복이고 웃음이었다.

의도치 않게 매년 같은 곳을 방문했지만, 그 1년 사이 아이의 성장은 언제나 새롭다.

아이와 함께 수영장에서 신나고 놀고, 곤돌라도 타고, 맛있는 음식도 잔뜩 먹고...

소중한 시간을 천천히 쌓아가는 행복.

그 안에는 아이의 웃음도, 우리의 웃음도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확 추워지기 전 다녀온 여행이라, 가을과 겨울을 동시에 경험한 기분도 또 하나의 기억이 되었다.



"하루하루 달라지는 아이의 성장속도"

아이와 함께 여행을 다녀오거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오면 아이의 성장이 부쩍 빠르게 느껴진다.

가위질을 양손으로 하던 아이가 어느새 익숙한 손놀림으로 종이를 자르고,

식당에서 음식을 잘 못 먹던 아이가 스스로 문어를 집어먹는 모습을 보며

사소한 일상 속에서도 '성장'이라는 단어가 자꾸만 와닿게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문득, 이런 작은 변화들을 곁에서 가장 가까이 바라볼 수 있는 게 엄마와 아빠의 큰 특권처럼 느껴진다. 육아란, 마치 내 최고의 스타를 애정으로 덕질하는 일 같다. 내 아이는 나의 최애 그 자체다.



"지난번 발달검사에 이어, 또 연결되는 고민들"

그렇게 최애인 내 아이에 대한 말이라면, 조금만 부정적이어도 마음이 예민해지는 건 어쩌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지난 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발달검사를 다녀오고, 아직 세부적인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전문가의 피드백에 대해 어린이집과 공유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이야기를 전했다.

하지만 돌아온 이야기는 예상과 달랐고, 그 순간 나는 조금은 당황, 아닌 당혹스러웠다.

물론 아이가 다니는 곳이기에, 그리고 그 말을 전해 듣는 순간 다른 아이의 어머님들도 있었기에, 나는 더 강하게 말하거나 자세히 물을 수가 없었다. 스스로 마음을 가다듬어야 했다.


조금은 흥분한 상태에서 집으로 돌아와 생각해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1년 전의 나는 어떤 고민을 하고 있었을까?'

아마 그때도 육아에 대해서는 나름의 걱정을 안고 있었겠지.

하지만 지금은 그 고민들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그처럼 지금의 이 마음도 시간이 흐르면 흩어지고 사라지고 희미해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일주일"

여행에서는 즐거움을 느끼고,

아이의 등원에서는 화남을 느끼고...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감정의 파도 속에서도 이상하게 이번 주는 생각보다 빨리 차분해졌다.

아이를 통해 느끼는 감정들은 늘 복잡하고, 때론 나조차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하지만 결국 내가 선택하는 모든 방향은 '아이에게 어떤 행복을 주고 싶은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흔들리는 와중에도 다시 중심을 잡아보려는 마음,

그게 지금의 나를 조금씩 단단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감정들이 지나간 자리를 조용히 들여다보며 그 사이 놓쳤던 마음들을 살살 주워 담아본다.

그러다 보면 흐트러졌던 지난 며칠의 감정에도 조금은 질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와 함께.






다양한 감정의 물결 속에서 나는 엄마로서, 또 한 사람으로서,

조금씩 질서를 만들어가며 내 아이를 지키고 보살핀다.

아마 그것이 지금의 내 일상이자, 나의 삶일 것이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오늘의 나는,

이렇게 글을 쓰며 조금 마음 정리를 하고,

다음 주를 다시 힘 있게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

주말 동안 아이와 보내는 시간도 더 예쁜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해 보고 싶다.


아이의 일상도, 나의 일상도

여전히 잘 흐르고 있기에

우리는 충분히 잘 지내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