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원칙
규칙이 없는 것이 규칙인 집을 만들고 싶었다. 그러나 결국 일종의 규칙 혹은 가이드라인을 정리하게 되더라...
지난 몇일간 마테하우스의 정체성에 대해서 고민하면서 원칙과 가이드라인을 보강했다. 마테하우스에 가장 짧게 머물렀지만 가장 임팩트 있는 조언을 준 친구 K양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무엇이 보강되었나? 바로 공동구역과 소모품 책임에 대한 것이다.
- 공동 구역(부엌, 거실, 정원 등) 에 대한 책임 (청소)은 누가 지는 것인가
- 소모품 (오일, 세제, 퐁퐁 등) 은 누가 채우는 것인가
이때까지는 좋은 것이 좋은 것이지. 하면서 내가 열심히 하면 다른 사람들도 참여하겠거니 하면서 기다렸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오히려 이건 호스트인 내가 하는 것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더라. 친구 K양이 이걸 애매모호하게 뭉뚱그리지 말고 명확하게 하는 것 이 좋겠다고 조언을 해주었다. 그리하야 공동구역과 소모품은 마테하우스 멤버 전원의 책임인 것을 더욱 명확하게 밝혔다. 재미있게도 보강을 하고 나니 가장 편해진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었다. 어찌보면 모호한 이도저도 아닌 규칙 같지 않은 규칙에 번뇌하고 에너지를 가장 많이 빼앗기던 사람은 나 였던 것이다.
현재까지 정리된 마테하우스의 4가지 원칙은 아래와 같다.
(1) 커뮤니티
여긴 커뮤니티 하우스 입니다. 단순히 잠을 자기 위해 방문하는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가 아니거든요. 집에 사는 식구들이 함께 밥을 먹고, 영화도 보고, 서로의 지식이나 노하우를 공유하는 커뮤니티 입니다.
청소? 각자 방은 본인이 직접 청소합니다. 그리고 공동구역 (부엌. 거실. 테라스 등등) 커뮤니티 멤버 전체가 참여하여 깨끗하게 유지합니다.
소모품! 오일, 소금, 설탕, 각종 소스, 세제 등은 자발적으로 함께 채워나갑니다.
(2) 사생활
동시에 개인의 사생활은 중요합니다. 저는 오후 11시면 잠자러 갑니다. 껄껄.
(3) 자연
재활용, 일회용 플라스틱 봉지 모으기, 전기와 물 아끼기 등등 우리가 자연을 위해 할 수 있는 걸 했으면 좋겠어요.
(4) 치앙마이
치앙마이에 사는 우리가 치앙마이에게 돌려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참고로 강아지 꿍이는 유기견 센터에서 데려온 아이랍니다. 로컬 마켓을 이용하는 것, 태국어를 공부하는 것,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봐요.
풀버전 보기: https://goo.gl/nCyQch
그뿐 아니라, 태국 치앙마이에 처음 초기 정착하기 위한 기초 지식 (오토바이는 어디서 빌리고), 인근 로컬 마켓은 어디 위치하여 있는 지 등등을 적어두었다. 정리를 싹-다 하니까 얼마나 속이 시원하던지. 치앙마이 숨은 맛집이 궁금하신가? 자, 이제 저 링크를 보시면 됩니다. (끝)
규칙이 없는 것이 규칙인 집을 만들고 싶었는데. 흠. 아무래도 가이드라인은 필요하겠구나 싶다. 앞으로 이 원칙들이 어떻게 발전되어갈지 나도 무척 궁금하다.
쉐어하우스 운영. 이제 겨우 두달이 되어가는 중인데 정말 하루하루 배우는 것이 참 많다! 하숙집 아줌마 레벨 고급을 찍으면 하산 할 수 있을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