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ynn Dec 23. 2016

어떤 사람들이 치앙마이에 살고있나?

#10. 멤버 소개


치앙마이에 짧게는 한 달 길게는 2-3달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여행자도 아니고 출장자도 아닌, 일명 노마드 멤버 - 총 9명 - 들의 면면을 간략하게 소개해본다.  쓰다 보니 참 나도 놀랍고 재밌는 내용들이 많았다. :)



강아지들과 함께하는 순간 :)


린 (본인)

- 한국

- 여성

- 30대

- 마테하우스 운영하며 허덕이는 중

- 스타트업을 약 3년 운영한 후, 홀연히 한국을 떠나 약 1-2년을 세계 이곳저곳을 유랑했다. 농장, 공동체, 커뮤니티 중심으로 떠돌아다니다가, 현재 치앙마이에 (일단) 자리를 잡고 쉐어하우스 혹은 coliving 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지 본인도 몹시 궁금해하고 있다. 계속 방황을 하면 익숙해져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최근은 그렇지도 않다며 투덜거림이 높아지고 있다. 아마도 그건 생각한 것처럼 커뮤니티를 일구어 나가는 것이 만만치 않기 때문 아닐까? 커뮤니티가 미래라며 칭송 칭송하였으나, 막상 커뮤니티 매니저를 하다 보니 사리가 자꾸 나와서 이건 먼가. 하고 있는 중임.


A양

- 미국

- 여성

- 20대

- 다큐멘터리 제작

- 마테하우스 멤버 1호인 그녀는 첫인상부터 본인에게 강력한 걸 크러쉬 (아. 이것이 걸 크러쉬)를 남기며 완소 멤버로 등극하게 된다. 그녀의 인생 이력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한데, 대학생 당시에는 정치외교를 공부하였으나 (지금도 정치 관련 이야기를 하면 피를 토한다. 트럼프가 당선되었을 때 그녀는 통곡하였음....)  졸업하고 홀연히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가서 예술학교를 졸업하고 뮤지컬 멤버로서 활약을 하신다. (응? 왜?) 그렇다 불어에도 능통한 그녀는 그렇게 파리에서 하루하루 멋지게 살다가 또다시 홀연히 다큐멘터리 제작자의 길을 걷게 된다. (응? 왜??!?) 그리고 지금은 미얀마, 태국, 홍콩, 미국 등지를 종횡무진하며 활약하고 계신다. 최근 TED-X 홍콩에서도 연사로 초대되었다.


다큐멘터리 팀 3인방 :)


K군

- 미국

- 남성

- 20대

- 다큐멘터리 제작

- A양과 함께 미얀마 다큐멘터리를 작업하고 있는 청년. 처음 봤을 때 앤00과 반대로 조용조용하고 눈도 안마 주치는 무척이나 샤이가이 되시겠다. 영상 제작을 전공하고 관련 게임회사에서 일을 하셨으나 곧 환멸을 느끼고 다 때려치우고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보리! 를 외치고 태국으로 무작정 와서 도전을 해보고 있는 호기로운 청년!....이나 역시나 불투명한 미래와 먹고사니즘의 어려움에 조금씩 고민이 늘어나고 있는 청년 되시겠다. 재밌는 것은 미국에 있을 때부터 이미 태국 친구들이 많아서 독학으로 태국어를 공부해서 현재 마테하우스에서 유일하게 태국어를 읽을 수 있는 능력자임.


J군

- 미얀마/버마

- 남성

- 20대

- 다큐멘터리 제작

- A양, K군과 함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다. 버마 출신인 J군은 아마도 마테하우스 멤버 전체 중에 가장 매우 스펙터클한 인생을 거쳤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버마 소수민족 출신의 그는 어린 나이에 버마 정부의 탄압을 피해 태국으로 도망 온 난민이다. 매사에 가장 현명하고 (!) 모르는 것이 없으며(!), 무엇이든 손을 대면 다 고칠 수 있고, 오토바이 고수이며 요리 능력자, 등등 그냥 못하는 것이 없는 그의 현재 능력치를 볼 때 그의 인생사는 다큐멘터리 그 자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실제로 현 다큐의 주인공이라고 한다.



먹고, 마시고, 요리하고, 먹고, 마시고...

D양

- 한국

- 여성

- 30대

- 태국 요리 배우는 중

- 한국에서의 지치고 고단한 삶에서 휴식이 필요했던 그녀는 8년 만에 그만!! 을 외치고 치앙마이로 떠나왔다. 현재 마음껏 태국의 날씨와 경치를 즐기면서 본인도 몰랐던 요리의 열정(?)을 발견하게 되어 하루가 다르게 태국 요리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있다.


B군

- 미국

- 남성

- 20대

- 원격근무 중

- 그나마 (?) 가장 덜 스펙터클한 인생이긴 합니다만. 바람직한 청년 1호와 같은 이미지의 B군 역시 새로운 인생 스타일을 도전해 보기 위해 약 3개월 정도 원격근무를 신청하여 아시아에 처음으로 왔다고 한다. 1년에 8개월이 겨울인 곳에서 오셨으니 12월이 따끈따끈한 치앙마이가 좋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하다고 한다. 기분 좋아지는 미소를 지으면서 수다를 수다 수다 내공을 뿜으심. 운동 좋아하고, 게다가 요리를 무척 좋아하며, 보컬로도 활동하였다고 하는, 정말 흔하지 않은 모범 청년.


타이 마사지 실습 중


F 씨

- 브라질

- 남성

- 30대

- 본인 사업 운영 + 마사지 배우는 중

- 첫인상부터 도인의 기운을 뿜어내는 F 씨. 아마 K양 다음으로 연장자인 것으로 판단된다. 브라질에서 안정적으로 회사 생활을 하다가 홀연히 모든 것을 그만두고 새로운 삶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자신의 집을 직접 지었다고 한다! 그러고 나서 마사지, 힐링, 요가 등에 큰 관심을 갖게 되어 이를 좀 더 제대로 배워보기 위해 태국으로 왔다. 본인 사업으로 소매 무역업을 하고 있다. 현재 채식주의자이며 내년이 되면 비건이 되려고 준비 중이다. 삶 속에서의 mindfulness를 추구하는 그는 만날 때마다 맑은 기운을 주는 우리 집의 도인 되시겠다.


E 씨

- 한국

- 남성

- 30대

- 책 집필 중

- 아마도 치앙마이는 책 쓰기 가장 좋은 동네가 아닐까 싶다. 한국에서 유명한 기획자로 스타트업의 조력자로 유명세를 휘날리던 그는 마찬가지로 모든 것을 그만두고 (그렇다. 떠나려면 일단 다 그만둬야 함!) 덴마크로 공부하러 떠났다. 덴마크 시민학교? 이름도 어려운 폴크스 어쩔 씨 고 (.... 또르르) 3개월 과정을 수료하고 덴마크 버프를 받아서 본인의 경험을 나눠주기 위해 책을 쓰고 있다. 오토바이를 처음 탄다면서 시큰둥한 얼굴로 금방 배워버리는 능력자. 그러나 요리에는 버벅거리는 모습을 보여서 아! 신은 공평하구나 하면서 안심하게 됨. 뭔가 어디든 던져놓으면 잘 적응할 것 같음. 그리하여, 태국 온 첫날부터 현지인 포스를 뿜고 있음. (음...)



뚜벅거리며 걷다가 찾은 전단지. 흠.. 우리집은 어떤 집일까요?


쓰다 보니 뭐랄까 맴이 사르르 녹는 것이, 아 다들 나와 같이 방황하는 청춘들이구나. 


이런 강력한 공통분모가 있었구먼! 다들 새로운 삶에 도전하고 있구나!

기존의 삶에서 벗어나서 뭔가 다른 것을 찾아온 사람들이구나. 우와 멋지다. 내가 이렇게 멋진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구나. 그들의 삶을 하나하나 잘 기록하기만 해도 몽땅 다 책 한 권이구나. 무엇보다 이렇게 새로운 삶을 도전하는 이들의 세부적인 고민들이 무엇일지 그리고 이러한 도전 이후의 길들이 어떻게 이어 나가 질지 궁금하다. 그 여정 중에 마테하우스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 걸까. 나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 걸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