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ynn Jan 23. 2017

당신의 욕망은 무엇인가

#16. 생각



김정운 작가님.

이 분을 꽤 좋아하는 편인데 특히 일본에 훌쩍 떠나셨을 때 나는 열렬하게 박수를 쳤다. 저렇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을 하면서. 고개를 무척이나 끄덕이면서 나의 방황과 고독을 다시 한번 정당화시켰다.


외로우면 지는 거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남으면 내가 부적응자인가, 스스로 의심한다. 혼자 밥을 먹으면 왕따가 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자기 자신에게 충실한 삶을 살지 않고 자꾸 관계로 도피하려 한다. 사실 외로워서 생긴 문제라기보다 관계에서 생긴 문제가 훨씬 많다. 인간관계를 잘 맺어야 하는 줄 알고 배려하고 참았는데 살아보니 시간 낭비였다. 나를 위한 시간을 많이 갖고 나에 대해서 더 생각해보는 게 좋다. 지금 인간관계가 60~70까지 갈 것 같은지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라. 일본에서 돌아와 보니 연락하고 싶은 사람이 5명이 안 되더라. 나름 오지랖이 넓다고 생각했는데도 그랬다. 인간관계도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 김정운


난 참으로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는 사람이다. 혼자서 밥 먹는 게 싫어서 차라리 굶었고, 그러다가 사람들은 만나야 한다면서 < 집밥 >이라는 이름의 소셜다이닝 웹사이트 (http://www.zipbob.net)를 시작했다. 그렇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게 즐거울 수가 없었다. 매번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의 저변을 마구 넓히면서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 당시 알게 된 사람, 연락처가 몇천 명에 가까웠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세계를 방황하고 2년여 가까운 시간이 지나고 나니 남는 인간관계는 손가락에 꼽는다. 그냥. 그런 것이다. 매우 자연스러운 것. 그런 나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데 김정운 씨의 인터뷰에서 한 문장이 날아와 박혔다.


그래서 자기 자신에게 충실한 삶을 살지 않고 자꾸 관계로 도피하려 한다.


이전에도 그러했고 지금도 그러하다. 그래서 지금 이 셰어하우스/커뮤니티 하우스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아이러니한 것은 그렇게 운영하고 있는 지금도 막상 사람들이 자꾸 다가오면 피하고 싶고, 숨고 싶다는 것이다. 허허... 왜?


자기 성찰은 외로움에서 온다. 외로운 시간을 가져봐야 한다. 주말에 반나절이라도 혼자 있어볼 필요가 있다. 전화기·텔레비전·SNS 다 꺼놓고. 그렇게 혼자 있는 시간이 불안하지 않으면 정상이다. 하지만 아마 다들 못 견딜 것이다. 일본에 처음 가서 아무것도 안 하니까 미칠 것 같더라. 그 시간을 잘 견뎌야 성찰이 가능하다. 성찰은 내 안의 나와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렇게 성찰을 해야 소통이 가능하다. 더 외로워야 덜 외롭다. - 김정운     

 

그렇게 뭔가 이상하다... 는 생각이 계속되면서 일명 < 자아성찰 >을 시도하고 있다. 혼자 있는 것이 불안하지만 그 시간을 느껴보고, 그 시간 동안 나와 대화를 해보는 것이다. 그렇다. 일명 나를 찾는 여행. (뙇!)


불안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부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 것을 공부하면 자신감이 생긴다. 몰입의 대상이 있다는 것은 행복하다. 사람은 몰입할 때 재미를 느낀다. 관심의 대상이 있어야 재미가 있다. 공부의 주제, 즉 내가 좋아하는 것을 발견해야 한다. 친구들 중에 ‘너는 네 맘대로 인생을 사는 게 부럽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너는 뭘 좋아하는데?’라고 물어보면 답을 못한다. 돈이 많고 적음의 문제도 아니다. 공부만큼 돈이 적게 드는 것도 없다. 지금 내가 행복한 것도 공부하는 것이 있어서다. 그것을 정리해서 책으로 펴낼 생각을 하니까 설렌다. - 김정운        


나는 퍽 호기심이 많은 편이 속했다. 엄마가 나를 "호기심 천국"이라고 불렀다. 뭔가 하나 궁금하면 파 들어가서 대략적으로 공부를 해내고 나와서 의기양양하게 정리해서 가족들에게 알려주는 걸 참 좋아했다. 그렇게 호기심이 나고, 그걸 공부하는 그 과정이 참 즐거웠던 것 같다. 그 과정만큼은 혼자라서 외롭고 그런 느낌 자체가 없었다. 너무 바쁜 것이다. 외로울 틈이 없다. 그렇다. 몰입. 맞아. 몰입하는 그 순간이 너무 그립다. 그렇다면. 무엇에 몰입을 해야 하지?



무려 7년 전.... 2010년 김어준 씨 강연 동영상이다. 무척 유명한 영상인데 그래서인지 한 3번 정도 봤는데도 참 맞는 말을 찰떡같이 잘 설명해주시는구나.. 싶다. 결국은 핵심은 이거다.


너 욕망의 주인이 되어라!

문제는 다들 그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우리 모두 인류들은, 물론 한국이 더욱 유별나긴 하지만) 그놈의 사회적 판단과 잣대 덕분에 거세되어버려서 자기 자신의 욕망이 애초부터 무엇이었는지 헷갈린다는 것에 있다. (한숨). 필자의 경우는 일단 막 하고 보는데, 막상 하고 나면 나의 욕망이 아니라 사회가 주입해주신 욕망 (컨설턴트 라든가 NGO 활동가라든가)인 경우가 많아서 헛발질을 몇 번 했다. 어찌 보면 나의 "혼자가 싫어" 욕망을 가장 충실하고 정직하게 반영한 것이 '소셜다이닝 집밥' 이 아닌가 싶구먼.


그러다가 툭툭 털고 나와서 세계를 유랑하고, 그러고 나서 모여서 살면 참 좋겠구나 싶어서 또 후다닥 집을 차려서 멍- 하게 앉아있다 보니, 음.... 뭔가 허-해. 이게 뭐지. 이게 아니었나???? 내 욕망은 사실 이것이 아니었나??? 아 ㅅㅂ 이것도 아니었어? 그럼 나 뭐해야 함? 아니 애초부터 내가 좋아하는 건 대체 뭐임? 어려워!


그리하여 나의 한탄을 친구 제이 군에게 늘어놓았더니 그의 말씀. 그게 뭐.


SO WHAT? THAT IS LIF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