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드의 커뮤니티 탐방기: 기록
국가: 베트남
공동체: HEPA (Farmer's School)
홈페이지: http://ffs.org.vn/eng/
체류기간: 2015년 9월 / 1주
HEPA, Famer's School은?
베트남 북부, 라오스 국경과 엄청나게 가까운 곳에 위치한 생태 공동체, farmer's school이다. 약 10여 년 정도 유지된 것으로 알고 있고, 지역 농부를 중심으로 2-30여 명의 베트남, 라오스 사람들이 살고 있는 교육 중심의 공동체이다.
아래 동영상을 보면, 영어 자막과 함께 HEPA가 어떤 곳인지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어떻게 알게 되었나?
인도 오로빌 방문 이후, 베트남 공동체를 가보면 좋겠다.. 는 생각에 오로빌 친구의 (보파! 고마워!!) 소개로 이곳 활동가 Kevin의 소개를 받았다. 이메일을 보내서- 방문해도 좋다는 오케이 사인을 받고, 룰루랄라 향했다.
떠나는 길
하노이에서 나이트 버스 (밤 버스)를 12시간을 타고 가서 (250 VND), 도착한 작은 마을에서 다시 지프차로 갈아타서 약 30분을 가니까 도착. 아주 작은 마을에 위치한 지라 Kevin의 도움이 필요했다.
잠자는 곳
작은 공동체이지만 오래된 베트남 전통가옥들이 많았고 빈 방도 제법 있었다. 방문자는 당시 나 혼자 (...)였기에 소박한 방 (침대), 공용 화장실(이라고 하지만 나 혼자 썼음), 이 있는 전통가옥에서 짐을 풀고 일주일 머물렀다. 날씨가 9월인지라 너무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딱 좋은! 날씨였다. 아직 공동체가 제대로 꾸려지지 않아서 방문객을 받지 않는다고 했다.
먹는 거.
당시 멤버는 10여 명 정도였는데 다 같이 아침/점심/저녁을 해 먹었다. 주방 담당이 요리를 도맡아서 하고 (요리 짱 잘하심) 테이블 세팅, 설거지 등등은 다 같이 함께 하는 스타일. 메뉴에는 삼시세끼 밥과 돼지고기가 빠지지 않았다. (!!!) 밥, 국물, 돼지고기 요리, 샐러드, <- 이 메뉴에서 대략 약간의 변형 정도(?) 이렇게 일주일 내내 먹으니까... 좀 힘들었더랬다. 흑(ㅠ_ㅠ) 나에게 빵과 커피를 달라!!!
아주 가끔 마을에서 공수해온 맥주를 홀짝홀짝 마셨고, 금연- (규칙인지는 모르겠으나 뭔가 담배 피우면 안 되는 분위기) 커피도 아주 가끔 마을에서 공수해와서 먹었다. 첨엔 너무 맛있었는데 (!!) 항상 같은 요리...이다 보니 조금씩 힘들어졌던 슬픈 기억...
교통수단.
없다. 주로 걸어 다닌다. 오토바이가 있긴 한데 그 산길을 오토바이로 다니려면 굉장한 스킬이 요구되므로 패스 (...)
뭐하고 사나.
다들 농사짓는다. 괜히 farmer's school 이겠는가. 베트남, 라오스 등지 다양한 곳에서 모인 지역민들에게 자연친화적인 방식의 (일명 파마 컬처) 농사짓는 법을 알려주는 교육의 산실. 멤버인 Kevin은 다른 공동체와 협력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친구였는데 (유일하게 영어가 가능한...) 그 친구와 난 헛소리하고 잡담하면서 일주일을 보냈다. 앞에 멋진 강이 흐르는데 그 강에 가서 수영도 하고, 낚시도 하며 신선놀이를 하였다.
하루하루 이렇게 보냅니다.
아침 6시 30분 / 아침식사. 얄짤없이 다들 모여서 밥 먹어야...
8시 - 11시 30분 / 오전 일하는 시간. 나 같은 경우, 일하는 친구 방문하여 잡담과 수다...
오후 12시 30분- /점심식사. 식사시간은 칼 같이 지켜야 함..
2시 - 6시 / 오후 일하는 시간. 낮잠 살짝 자기도 함.. 낚시하러 가기도 함
6시 30분 / 저녁을 먹음. 먹고 나서 수다 수다 수다.. 밤낚시하러 가기도 함
8시 30분 - 9시 / 자러 갑니다.
일주일 살기 (1주) 비용
정식 visitor도 아니고, 친구의 친구 입장으로 방문했던지라, 대략 서로 이야기를 해서 하루 비용을 책정했다. 잠자는 곳, 먹는 것 다 포함해서 하루 10불씩 책정!
일주일 살기 비용: USD 50 (약 5만 원)
그래서 어떠했나
오로빌 다음에 방문했던 곳이라, 솔직히 조금 실망했던 것 같다. 커뮤니티 크기도 너무 작고, 사람들도 의사소통이 되지 않고, 돌아다닐 수 없으니 고립감도 크고, 답답하고... 처음에야 신기했지만 적응하고 나서는 하루하루가 너무 지루한 거다 (...) 내가 얼마나 도시 생활에 익숙해있는지 그때 알게 된 것 같기도 하다. 항상 수많은 이벤트와 행사가 열리는 도시에서 시골의 적막함을 제대로 마주친 느낌이랄까. 지금 생각하니, 그때 나는 아직 그러한 도시에 물들여져 있었기에 더욱 적응을 못했던 것 같은데, 막상 지루하다 대화가 안된다 투덜거리지만 말고 좀 더 적극적으로 농사를 배워보려고 노력할걸, 아쉬움이 든다.
HEPA는 farmer들로 이루어진 공동체, 전문적인 농사 전문가로 이루어진 (순수한) 공동체였다. 멤버들은 나에게 그러한 지식들을 알려주려고 꽤나 노력했다. 또한 라오스, 베트남, 캄보디아 등 인접한 커뮤니티들과도 활발한 교류를 이어나갔고, 내가 머무를 당시 부탄에서 열리는 콘퍼런스 (GHI - 국가 행복지수) 준비에 한창이었다. 지금은 시작단계이지만 준비가 되면 visitor들도 받고 더욱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단체 형식은 NPO에 가깝지만, 사회적 기업을 설립하는 것에도 많은 관심을 표했다. 워낙 짧게 머물렀던지라, 더욱더 깊이 알아볼 수 없어서 아쉬운 마음이 든다.
방문했던 당시 Kevin이 결혼을 했는데, 나중에 결혼해서 남편이랑 오라고 하더라, 오면 닭 잡아서 맛있는 거 해 먹자고 (.....)
아. 언제쯤 갈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