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걸작
멋있는 걸 만들 생각은 버려.
너만의 고유한 ‘볼품없음’을 창조하라고.
너만의, 너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라고.
- 마이클 키멜만, 우연한 걸작
나도 이제 늙었어.
자조하듯이 말했다. 이제 무언가를 도전하는 것이 두려워. 겁이나.
나도 마냥 20대가 아니잖아.
흠칫. 놀라게 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는 얼마나 많이 이러한 단어들에 둘러싸여 있는가. 이러한 단어들을 본인 자신에게 주문을 걸듯이 얼마나 자주 말했던가. 이러한 단어들에 본인도 온전히 자유롭다고 말할 수는 없다.
무엇인가를 새로 시작하는 것은 겁이 난다.
자꾸 돌아보고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자꾸 여기저기를 훔쳐보게 된다.
그렇게 '잘'하려고 하다 보면, '눈치'를 보게 되면, '멋있게'하려고 하다 보면, 단순히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잘 보이려고'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이것저것 멋진 소스를 마구 뽕짝 해서 넣어버린 키메라가 완성된다. 이도 저도 아닌, 구글과 페이스북을 합쳤습니다! 와 같은 요상한 것이 완성.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 나만의 원칙이 있었다. 다음과 같다.
1. 유명해지려 애쓰지 않는다.
2. 나의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쓴다.
3. 누군가를 모방하거나 베끼거나 멋있어 보이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온전히 씨발을 난무하며 자유롭게 온전히 내 생각을 배설하면서 딩가딩가 썼다. 그래서 너무 즐거웠다. 그래서 겁네 자주 쓸 수 있었다. 그래서 댓글 하나하나가 너무 고마웠다. 나만의 볼품없는 세상이 만들어지는 것 자체는 그 자체로 기분이 매우 좋다. 난 수많은 블로거들처럼 대단한 사진이나 동영상도 없고, 철학 지식도 없고, IT 정보도 없고, 구글러도 아니고 다국적 해외기업에 취업한 닌겐도 아니지만, 적어도 000이 되려고 노력한 것이 아닌 그냥 나만의 날 것 그대로를 씨발스럽게 다 쏟아내서 그것이 참으로 자랑스럽다.
그러다. 아아. 뭔가 구린 것 같은데.
아아. 뭔가 망할 것 같은 스멜도 있는데.
뭐 이러면서도 에잉 시벨 그러다가 안되면 안 되는 것이지 뭐. 이거나 먹어라!라고 이것저것 투척했는데 그것들이 치앙마이 집이고 요상한 캠프에 지금 코딩 캠프까지 왔다.
아. 나의 볼품없음이 먹히는구나.
이것이 우연한 걸작(응??)
그렇게 또다시 또 그렇게 사고를 칠 궁리를 하다가 곰곰이 생각했다. 약간 찔끔, 움찍 거릴 때마다.
샹, 너무 잘할라고 하지 말자
샹, 000 따라 하지 말자, 눈치 보지 말자
걍 내 방식대로 합세. ㅇㅇ
물론 그렇다고 대충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이것이 나의 볼품없음이라면 그것을 온전히 믿고, 끝까지 존내 잘 볼품없도록 하자. 다만 100퍼센트 '나만의' 정말이지 영혼 저 밑에 바닥을 박박 긁어서 탈탈 털어서 나온 그런 나만의 볼품없음이 되도록 하자.
오늘도 눈치 보느라 바쁘고 가난한 나에게 그리고 당신에게
제발, 자기 잘난 맛으로 사시라고 한마디-
그래서 잘난 저는 제주에서 코딩캠프를 하고 있습니다. 잘난 친구들이랑 제주의 푸른 밤을 3박 4일동안 코딩으로 수 놓으시려면 일루 드루오삼
* 제주 코딩캠프 / 3박 4일 / 초보자 대상 / 7월 6일, 13일(마감), 20일(마감), 27일
html, css, javascript 정복해서 나도 이제 프런트엔드 개발자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