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知音, 자기를 알아주는 참다운 벗

스스로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

나도 나를 잘 알아주지 못하는데, 나를 잘 알아주는 친구를 만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인 것 같다.


결혼생활 20년 차지만, 사실 내가 40대 중반이라는 사실도 믿기지 않고 나의 정신세계도 아직 여고생 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힘든 일 싫어하고, 복잡한 일도 싫어하고, 게으르고... 자존감도 부족하고, 자신감도 부족하다. 내 할 일은 다 하고 살지만, 모범생은 아니고 그저 겨우겨우 해야 할 일들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26살에 남편을 만났고 그 해에 직장에 들어갔다. 그리고 27살에 결혼하고 28살에 첫 아이를 낳고 31살에 둘째를 낳았다. 내 나이가 몇 살인지 잊고 아이의 개월 수와 나이만 따지면서 30대를 다 보냈다.

항상 전전긍긍하면서 살아오다가 이제야 조금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싫고 좋고 따지면서 남편, 아이들도 조금은 내려놓으니 이제야 나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다.


스마트폰의 사진첩을 들여다보면 그동안 남편과 아이들의 사진이 대부분이었다. 내가 사진을 잘 찍는다고 나보고 찍으라는 남편, 그 덕에 사진첩에 내 사진은 별로 없다. 이 사진은 그나마 둘째 아이가 찍어 준,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나 혼자 외출할 때 빼고는 가족이 함께 외출하거나 여행 갈 때에 나는 나를 꾸미기 어렵다. 누가 못하게 하는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머리도 엉망이고 화장도 없이 대충 아무 옷이나 입고 나가게 된다. 그러다 보니 사진을 찍어도 나는 항상 엉망이었다. 그래서 내 사진을 더 찍기 싫어져 찍지 않았다.



코로나 때문에 만나기 쉽지 않은 지인들과의 오랜만의 만남


요즘 주변 친구들을 만나면 삶의 모습이 다양하다. 결혼 여부와 직장 여부 등등 다양한 삶의 모습 속에서 나는 참 많은 것들을 갖추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도 했고, 직장도 있고, 두 아이도 있고, 부모님도 계시고, 집도 있고 등등 참 감사한 일이고, 남편에게도 감사하다. 남편과 이야기할 때에는 항상 "내 복이다"라면서 뻐기지만, 사실은 이 중 대부분은 남편 덕이다.

이미 갖추어진 것들에 감사하면서 살아가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아직도 부족하다고 생각하면서 더 욕심을 부린다. 사실 나의 성정과는 맞지 않는다. 나는 중고등학교와 대학에 다닐 때까지 나의 현실과 삶에 만족하면서 살아왔다. 내가 다니는 학교에 만족했고, 나의 성적에 만족했고(공부를 엄청 잘하지 않았지만 나름 잘하는 편에 속했고, 만족했다고 해서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나의 상황에 만족했다.

그런데 남편을 만나면서 달라졌다. 남편은 욕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나는 내가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하고 그 이상 노력하지 않는 데 반해, 남편은 그런 제한을 두지 않는 사람이었다. "왜 안돼?? 왜 못한다고 생각해??"라고 말하는 사람이었다. 그 덕에 나는 많은 것들을 해내야 했다. 물론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내 기준에서는 진짜 노력한 것이 많았다.


어제 지인들과 오랜만에 만나면서 다시금 나의 현실과 처지에 감사하면서 살아야 하고, 더 노력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40대 중반을 넘어서며 50대를 계획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박완서 작가도 나이 40에 등단하셨다고 했다. 30대에 나도 40살이 되면 글을 써볼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나는 이제 그 나이도 지났다. 참으로 시간을 그냥 막 보내버린 느낌이다.

이제는 인생 절반을 보내면서 나를 돌아보면서 나는 어떤 사람인지 생각 중이다. 나는 똑똑하지도 않고, 게으르다. 하지만 이제는 나를 드러낼 수 있는 특화된 무엇인가를 찾아내고 싶다.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과의 교류가 너무 없어서 더 뒤떨어지고 있는 느낌이 들지만, 간간이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무엇인가를 하고 싶고 끊임없이 자기 계발과 새로운 일들을 하려고 하는 모습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럴 때마다 고립된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알게 된다. 이제 나의 이야기들을 하나씩 풀어내면서 앞으로의 삶의 방향을 찾아가고 싶다. 무엇부터 시작되어야 할지 고민 좀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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