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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하는 마음의 아름다움

그 아름다움을 느끼기 위해서는 얼마나 시간이 필요할까

일요일 오후, 둘째 아이와 함께 명동 밥집 봉사를 갔다. 한낮 기온 35도라고 예보된 상황이지만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강행했다. 중3짜리 남자아이가 흔쾌히 따라간다고 했을 리가 만무하다. 겨우겨우 달래서 간신히 끌고 갔다. 평소 말도 없고 스마트폰만 보는 아이라 삶에 변화를 줄만한 어떤 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갔는데 역시나 한술 밥에 배부를 순 없나 보다.


이 더위에 많은 분들이 봉사하러 오셨다. 나는 가자마자 주방보조로 계란 프라이를 부쳤다. 몇 백개의 계란을 깼는지 모르겠다. 옆에 계신 분이 처음 왔는데 계란을 잘 부친다고 칭찬을 해 주셨다. 집에 계란 귀신이 한 명 같이 살고 있기 때문인데…. 어쨌든 이 더위에 불 앞에서 3시간 동안 계란을 부치니 등줄기로 땀이 흐른다. 계란을 다 부치고 잠시 쉬었다가 주방 설거지와 청소에 동원되었다. 그렇게 1시부터 5시까지 일하고 집에 오니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졸리고 피곤하다.


남편이 고생했다며 저녁은 치킨을  와서 해결했다. 나의 이런 노력이 우리 아이들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밑거름이 되었으면 좋겠다. 봉사하는 삶을 산다는 것의 즐거움은 언제쯤 마음으로 와닿을  있을까. 세상을 사는 즐거움이  편하고 재미있는 쾌락만 있지 않다는 사실을 언제 깨달을  있을까. 아들들에 대한 걱정하는 마음만  커진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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