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PersonA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가 이용성 Jul 24. 2017

나의 편협한 독서습관

장자가 자신의 친구인 혜시를 두고 평가한 데서 말미암은 ‘남아수독...

장자가 자신의 친구인 혜시를 두고 평가한 데서 말미암은 ‘남아수독 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  ‘대장부는 모름지기 다섯 수레 분량의 책을 읽어야 한다’고 하였다.


어려서부터 읽은 책이 다섯 수레씩이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나는 다소 편협한 독서습관을 가지고 있다.

일례로 소설류는 절대 읽지 않는다. 내가 생각했을 때 한마디로 시간낭비다.

물론 교과서에 나오거나 정말 대작인 경우는 읽었지만 그 외로 추가해서 읽은 것은 없다.


그다음으로 나는 자기계발서 마니아다.

물론 대부분의 자기계발서 패턴은 일정하다. 문제제기→독자 비판 →대안 제시의 순서를 따르게 되어있다. 

하지만 의지력이 약한 나 같은 사람은 설리반 선생 정도의 훌륭한 스승이 곁에 없는 한 자꾸 게을러지게 마련인데 그런 나약한 마음을 다잡아 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길은 자기계발서를 탐독하며 통렬한 자기반성을 하는 것뿐이다.


다른 분야로는 심리학 서적을 뒤적인다.

이는 아마도 편협한 사고를 하는 나에게 타인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일종의 방어기제로서 보게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한때는 경제학 서적에 심취했던 때가 있었다.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에 대해 알고 싶었다.

세상이라는 방정식의 해(解)를 구하고 싶었는데 그 방정식의 참이 되게 하는 미지수의 값 중 하나를 돈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것 또한 그 함수중 하나였을 뿐이고 영원불변한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순간 더 이상 미시/거시경제학 책을 들추어 보진 않았다.


최근에 새롭게 탐닉하는 책은 주로 종교나 철학사상 관련 서적이다.

원래 역사책을 좋아하여 많이 보았는데 인류의 보편적 초반 역사는 대부분 제정일치(祭政一致) 사회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종교에 대해 분석하고 싶었고, 철학 혹은 사상역시 역사와 함께 발전해 온 덕분에 역시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일련의 독서행위로 내가 얻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단순한 시간 때우기 목적이거나 재미를 추구했더라면 흔해빠진 삼류소설 따위나 읽고 있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았을 때 나는 통찰력을 얻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 통찰력을 바탕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선각자가 되고 싶은 욕심이 바로 나의 편협한 독서습관을 형성해 나갔던 것이라 사료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술,마약,도박 그리고 여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