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의 고전명작 파우스트는 젊음과 그 환락을 얻기 위해서 악마와 거래를 하고 영혼을 팔고 예상외의 결과를 얻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런데 누가 나에게 어린 시절로 돌아가겠냐고 하면 공짜로 보내줘도 난 거절을 할 것 같다. 좀 더 나이가 들면 어떨지 몰라도 지금은 난 지금이 좋다. 내 어린 시절과 젊은 시절이 너무 고단하고 어두웠기 때문일까?
하지만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한 통계에 따르면 인생에 있어서 가장 행복감을 많이 느끼는 나이가 50대라고 한다. 통계이기 때문에 그 이유에 대한 연구는 없었지만 나는 언제나 누구나 추구하는 이 행복에도 종류와 차이가 있다는 데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왜 세상 근심 없이 뛰어놀 수 있는 10대도 아니고 인생에 있어서 가장 아름답고 활력이 넘치는 20대도 아니며 한창 꿈을 펼치고 있는 30대도 아니고 어느 정도 성취를 한 40대도 아니며 삶의 지혜를 터득한 60대도 아니며 욕심을 내려놓을 정도로 원숙한 70대도 아닌 어쩌면 어정쩡한 50대가 가장 행복할까? 물론 세대별로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지만 50대가 가장 행복한 이유는 행복은 흔히들 말하듯이 단순히 마음먹기에 달려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즉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이 많이 있지만 가장 지속적으로 행복감을 유지시켜 줄 수 있는 요소는 바로 안정감이라는 것이다. 다른 세대와 비교할 수 있는 50대의 특징은 바로 안정감이다. 50대에 비해 20대는 미래가 불확실하여 너무 불안하며 40대는 삶의 무게가 너무 무겁고 60대 이후는 곧 닥칠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크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나이 자체가 아니라 행복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다. 즉 50대가 되어야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어느 순간이라도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는 것이 행복 추구와 성취에 있어서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프고 나서야 우리는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듯이 많은 사람들이 현재 주어진 것에는 쉽게 싫증을 내고 그 소중함을 모르고 살아간다. 하지만 안락한 주거와 건강과 생활에 필요한 물질(돈)을 벌 수 있는 일(직업)은 행복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필수 요소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사랑과 정신적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다가 오히려 가장 기본이 되는 물질적 안정의 필요성을 가볍게 여기기도 하고 새로움과 도전에 의미를 많이 부여하다가 일상의 행복을 놓치기도 한다. 사람은 생리적으로 반복되는 것에는 익숙해지고 싫증을 느끼게 진화되어 설계되었다. 심지어 행복 호르몬이 분비되는 사랑의 유효기간도 2년이라고 하지 않는가?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은 변화 발전을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지만 때로는 행복에 저해요소가 되기도 하기 때문에 이 새로움과 안정을 적절히 조화롭게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칸트는 매일 시계처럼 규칙적인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왜 그랬을까? 정말 따분하지 않았을까? 나는 요즘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일에 쫓겨 정신없이 살다가 좀 선택할 수 있는 여유 있는 생활이 가능해진 이후로 나는 규칙적인 일상을 하는 것이 얼마나 편안하고 행복한지를 깨닫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근육운동을 하고 청소를 하고 아침을 먹고 일을 하거나 산책을 하고 점심 때는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저녁에는 수영을 하고 음악을 들으며 독서를 하며 저녁 후에는 영화나 TV를 보고 휴일에는 자전거를 타거나 테니스를 치고 때로는 등산을 하기도 한다. 때로는 그냥 하고 싶은 것만 하거나 아무것도 안 하며 빈둥거리고 싶은 유혹도 느끼지만 그래도 비록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다양한 활동을 섞어서 하는 것이 더 기분이 좋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기에 귀찮지만 습관적으로 시작을 하고 보면 그 활동들의 즐거움에 빠져서 하루가 지루할 틈이 없다. 그리고 습관화의 또 다른 좋은 점은 무엇을 할까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저 전에 좋았던 것을 오늘도 또 하면 되고 그 안정과 편안함 속에서 마음의 평화를 느끼고 새로운 생각도 하고 그것을 글로 옮기는 기쁨을 누리며 삶의 가치와 영혼의 풍요를 만끽할 수 있는 것이다. 가끔 좀 더 신나고 익사이팅한 것을 하고 싶을 때는 또 그렇게 하면 된다. 다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그 일상의 행복을 누릴 수 있어야만 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만큼 우리는 행복할 수 있다.
사랑도 행복도 그 본질을 알고 공략해야지 성취하고 누릴 수 있다.
자 주워 담으러 가자. 여기도 행복 저기도 행복, 눈만 뜨면 행복이 주렁주렁 열려있는 게 보이지 않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