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이윤수
우리 집 강아지가 잘못 뭘 먹었는지
밤새도록 설사하고 낑낑거려서
나도 내내 마음이 아팠습니다
다음 날 일어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
소파를 물어뜯으며 놀고 있어서
혼내주고 또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마트에 갔더니
장난감 사달라고 조르고 뒹굴어서
화가 나고 보기 싫고 그만 미워졌습니다
소리를 질렀더니 풀이 죽어서
조용히 말 잘 듣는 게 더 미워졌습니다
아이가 아니라 내가 미워졌습니다
샤워를 하고 나서 거울을 보니
괴상한 한 여자가 쳐다보고 있습니다
그 곱고 아리땁고 부드러운 사람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를 않습니다
우리 집 바보만 이런 내가 좋다고
오늘도 일 마치고 웃으며 들어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