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바람 24화

보물

by 이윤수

보물

이윤수

우리 집 강아지가 잘못 뭘 먹었는지

밤새도록 설사하고 낑낑거려서

나도 내내 마음이 아팠습니다

다음 날 일어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

소파를 물어뜯으며 놀고 있어서

혼내주고 또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마트에 갔더니

장난감 사달라고 조르고 뒹굴어서

화가 나고 보기 싫고 그만 미워졌습니다

소리를 질렀더니 풀이 죽어서

조용히 말 잘 듣는 게 더 미워졌습니다

아이가 아니라 내가 미워졌습니다


샤워를 하고 나서 거울을 보니

괴상한 한 여자가 쳐다보고 있습니다

그 곱고 아리땁고 부드러운 사람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를 않습니다

우리 집 바보만 이런 내가 좋다고

오늘도 일 마치고 웃으며 들어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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