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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chelle Lyu Dec 10. 2021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제자들

D 교 마지막 수업


학부생들과는 달랐다

물론 대학원생들과도 사뭇 많이 달랐다

교적 떠난 이래 고등학교가 처음은 아니지만 

2021년 한 해 내내 1학기 2학기를 함께 지나며

더욱 고등학교를 새로이 시작하는 D 교 신입생들과의 만남은 오래 많은 숙고를 하게 했다

영화와 문학을 조우하며

영화 속 문학이 시원이 아니며 

문학으로 모티브와 영감을 가져온 영화 속에서 

영화 속 화면 하나하나에서 진정한 가치와 

삶의 방향성을 찾아가게 하며 

그 모든 여정 속에 자아정체성 찾기를 기본 모토로 두었다


첫 만남

자기소개조차 익숙하지 못해 주뼛거리는 아이들을 보고

제일 먼저 자신의 이름을 소중히 자기화하는 시도부터 인지시키자 했다

한 아이 한 아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소개하게 했고

한 아이 한 아이 모습과 태도에서 보이는 특징을 세세히 기록했다

내 나름에 아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로깅을 시작한 것이다

서로의 첫 만남의 시작은 그러했다

첫 주 각자 자기소개 후 

다음 주 근본을 추구하는 본격적인 수업에 임하며 

앙드레 바쟁의 <영화란 무엇인가>에서 

발췌 인용한 이론 정리와 함께 

전반적인 영화 사유에 대해 인지를 돕는 포문을 열었다

아이들의 눈이 빛나며 집중하는 모습에서

더욱 이 아이들에게 사유 생각 사고 숙고란 중요성을 놓치지 않고 지속 가능하게 하고 싶었다

매 수업 그 사유하는 지속가능이 습관처럼 형성되는 순간을 열어 가고자 했다

페이티드 베일 

굿 윌 헌팅 

여인의 향기 

그리스인 조르바 

그린북 등 

이루다 헤아릴 수 없는 숱한 작품들에서

중요 화두를 언급했고

그 화두를 선택하게 해서

각자의 목소리로 피력하게 유도했고

아이들의 머릿속에 잠재되어 체화한 글로 발현되기를 바랬다

각 수업을 결과물로 만들어낸 아이들이 

마지막 수업 시간에 그간 진행해서 자기 것으로 인지한 페이퍼를 갖고 왔다

더러 미처 갖고 오지 못한 채 아쉬움이 남아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아이들도 있었고

또 마지막 수업 시간에 한 내용을 제출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모두 다 인정하자 했다

모두 다 소중한 그들의 역사이기에

가장 두드러진 몇몇 아이들의 제출물이 눈길을 끌었다

일 년 내내 한 노트로 기록을 로깅해온

Ljm Msh 등 아이들의 기록은 분명 자신들만의 지적 자산이 될 것이다

생각의 단상을 단 한 줄의 글로도 표현 못하고

또 생각도 없이 즉흥적인 말로 유창하게 표현하나

단어 하나도 정선해 내지 못한 채 

정리된 글을 적지 못하는

생각조차 무심하고 

더욱 문장 글에는 생각에도 없는 

여러 예로

다양한 케이스로 

대부분의 아이들이 수업 참여도는 나뉘어 졌다

분명 1년이란 장기간을 한 호흡으로 지속적 자아정체성 찾기에 마음을 담은 아이들은 아주 확연히 다른 상황과 시선으로 자신을 관철해 냈다

자랑스러웠다


2021년 12월 9일 

12시 10분 한 해 완전한 끝맺음

수업 그 시간에 섰다

이 수업을 위해 시작은 물론 지금 이 순간 끝나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노고와 마음이 있었다


원영이가 수업을 해줄 수 있느냐는 

간곡하며 

부탁의 부탁을 원하는 

의사 타진의 전화를 받고

다른 수업 학교 수업시간을  조정했다

타 기관 강의시간 조정이 끝나고

D 교 담당 부장님과의 면담과 시간이 컨펌되고

다른 담당 샘과 

또 다른 자율 선생님이 정해지고 

함께 수업 시간이 조율하고 곧 시작 선에 섰다

자율당담 쌤 4분이 반별로 정해지고

제5 교과실이 내 전용 공간으로 정해졌다

공간은 내게 새로운 이야길 써 내려가게 했다

전용 공간 처음 들어서던 날

겨울 내내 움츠렸던 목련나무 봉우리가 조금씩 세상을 향해 열려가고 있었다

3월이 지나고 4월 5월...

세월이 시간이 지나며 목련은 

어느새 붉게 물든 가을 색을 보이더니 

이제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았다

매일 아침 교문에서 열체크하며 

반갑게 주차 안내를 해주시던 경비아저씨가 

계절을 드러내듯 

한 해가 지남을 알리듯 

두툼한 패딩을  입고 마지막 날에도 주차안내를 하셨다

화수목 어김없이 교무실에 들러 교과교실 열쇠를 들고 나만의 공간으로 향했다

때론 각반 교실에서 원격 강의가 이뤄졌는데

생애 처음 구굴 클래스룸 온라인 시스템을 배우고 

그 시스템을 기반으로 원격 강의를 했다

처음 새로움과 낯섦으로 다가온 

시스템에 느꼈던 버거움은 사라지고 

이제 제법 익숙해졌고

그 익숙함에 한 걸음을 보탠 분 선생님이 계시다

y선생님이다

그간 y선생님과 두 번의 식사를 할 기회를 가졌고 

많은 것들을 향한 마음을 카톡으로 나눴다

마음이 따스한 분이었다

그리고 숱한 아이들

더러 일부러 찾아와 교과실 문을 열고 해맑게 웃으며 인사를 하러 온 아이들도 있었고

초콜릿을 내미는 아이들

사탕을 건넸던 아이들

빼빼로 데이 빼빼로를 가지고 왔던 아이

바나나 우유를 사준 녀석

그리고 마지막 수업 후 

가장 마음을 잡았던 한 제자 

Ljm이 페라로 로쉐 한  상자를 주머니에서 꺼내 건네며 


선생님 건강하세요


아쉬운 마음을 담은 진한 끝인사를 건네다

받아 들며 마음이 속말을 한다


기억 하마 jm아

꼭 잊지 않으마 jm아


마지막 수업의 과제를 해서 보낸 아이들에게 인식과 지적체계에 대해 가졌던 첫 마음을 놓치질 않길 기대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Smh선생님이 뒤따라 나오며 

조용히 교무실 문을 닫으며

비타민 과립 한 상자를 손에 들려주며

고생 많으셨어요

전해주는 손길과 눈에 많은 것을 담아내며 마음을 건넨다


그렇게 한 텀이 지난다


돌아오는 길 차 운전을 하며 원영에게 전화를 했다


밥 먹자고

만난 것 먹자고

문호 옥경이 유경이 모두 보자고


차창 밖으로 겨울이 깊어간다

아이들과 헤어지는 서운함이 온 가슴을 메워왔다

Lsc 

울음을 보이던 Ljm  

그리고 못내 논물을 글썽이던 Jhk의 얼굴이 

하나씩 각인되었다

아주 진한 여운으로

D 교 수업을 

y교와  k교육기관에 이어 3번 째로 한 해 마무리 

완전한 끝맺음을 해냈다


열망을 담는다

모든 아이들이 한 뼘씩 성장해 가는 시간의 중요성을

깨치고 느끼고 발전해가길 심연으로 응원한다

사랑할 수밖에 없는 제자들 하나하나를 기억하며


얘들아 선생님이 너희들을 귀히 해


무언의 말은 파도가 되어 넘실거린다

앞 차창 유리에 겨울 그림자가 드리운다

길게...

<감사한 마음을 담아 제자가 전해준 선물>

<나만의 공간 교과 5실>

<한 해 마무리 아이들이 해낸 결과물>


Lsc이 한 마지막 과제 1



Lsc이 한 마지막 과제 2




Lsc이 한 마지막 과제 3





Ljm이 한 마지막 과제




Chy이 한 마지막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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